채권투자자들 “경제 식힐 수준 아직 멀어”…3분기 성장률 5.1% 전망
강한 경기·고유가에 추가 인상 베팅 확대…30년 모기지 금리 7% 돌파
강한 경기·고유가에 추가 인상 베팅 확대…30년 모기지 금리 7% 돌파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2%를 넘어 지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이 같은 차입비용 상승도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세를 아직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2조달러(약 4경3584조원) 규모의 미 국채시장이 강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겪고 있으며, 대형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이 경제활동에 뚜렷한 제동을 걸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번 주 5.2%를 돌파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30년물 금리도 5.5%를 넘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이 수준에 올라섰다.
미 국채시장은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으며 월간 기준으로는 2024년 말 이후 최악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제 식히기엔 아직 멀었다”
대형 채권 투자자들은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미국 경제가 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 리델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펀드매니저는 국채금리가 과열된 경제를 진정시킬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최근 경제지표가 답을 내놓고 있다”며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높은 에너지 가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배경이 됐다.
최근 발표된 경제활동과 소비자물가 지표도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1년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특히 S&P글로벌이 발표한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미국 기업활동이 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AI 투자 확대와 주식시장 강세도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5.1%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년까지 0.9%포인트 추가 금리인상 반영
강한 경제지표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은 연준의 금리 경로도 빠르게 다시 반영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3.75~4.00%인 기준금리가 내년 이맘때까지 추가로 약 0.9%포인트 오를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이 기간 예상된 금리 상승폭은 이달 연준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약 0.6%포인트였다.
셉 바커 마셜웨이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경로를 더 높고 더 오래 유지되는 방향으로 재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연준의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이라는 것이다.
달러도 높은 금리 전망을 반영해 주요 통화 대비 이달 약 1.5% 상승했다.
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에는 인플레이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7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30년 모기지 7%…실물경제 압박은 시작
FT에 따르면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 전체를 뚜렷하게 냉각시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가계의 일부 차입비용에는 이미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번 주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7%를 넘어섰다. 높은 주택가격에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주택구입 여력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는 이 같은 높은 금리가 언제 미국 경제 전반과 주식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로버트 팁 PGIM크레디트 글로벌채권 책임자는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과 현금을 많이 보유한 경제 주체들이 이번 경기 확장을 뒷받침하면서 높은 금리가 과거와 같은 위협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에너지 가격도 채권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강한 수요가 만들어내는 물가 상승 압력에 에너지 비용 상승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채 규모가 40조달러(약 5경4480조원)를 넘어선 상황에서 채권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재정 부담을 반영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국채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야 강한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