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43%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종가…모기지 6.76%, 연준 인상 확률 71%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에 바짝 다가서면서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자금조달 비용, 주식시장에 대한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수개월째 이어진 채권 매도세가 국제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등에 업고 다시 거세지면서 미국 금융시장의 핵심 기준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5%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0일(이하 현지시각) 4.943%로 마감해 전날 4.836%에서 크게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종가다.
미 국채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WSJ는 “10년물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회사채 등 미국 경제 전반의 차입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5% 돌파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 10년물 5%가 중요한 이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세계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기준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주택 구입과 대출 부담이 커지고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높아진다.
금리가 높은 안전자산인 국채의 투자 매력도 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한 주식으로 향하는 자금에도 부담이 된다.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 최고경영자(CEO)는 “미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에 명백하게 나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번 주 6.76%로 전주의 6.71%에서 상승했다.
미 증시는 올해 중동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기업들의 강한 실적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 수준 부근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가 흔들리면서 미국 3대 주가지수는 모두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17포인트, 0.6% 떨어졌다.
금리에 민감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약 1% 하락했고 S&P500 소재업종은 1.5% 내렸다.
◇ 2023년엔 5%가 매수 신호…이번엔 다를 수도
WSJ에 따르면 10년물 금리가 5%에 접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10월에도 10년물 금리가 4.9%를 넘어 잠시 5%에 도달했다. 당시에는 금리가 5%에 이르자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국채 매수에 나서면서 금리가 빠르게 다시 내려왔다.
이번에도 일부 투자자들이 5%를 국채 매수 시점으로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WSJ는 이번 시장 환경은 당시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브렌트유는 10일 6.3% 오른 배럴당 107.63달러(약 14만4300원)를 기록했다.
높은 유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자료에 따르면 시장이 예상하는 다음 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1%로 뛰었다. 전날 61%, 일주일 전 49%에서 빠르게 상승한 것이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칠 경우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지난달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에 강한 우려를 나타낸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이와캐피털마켓아메리카의 레이 레미 부회장은 “채권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매우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며 시장이 다음 날 발표될 CPI를 기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베선트 바이백도 금리 상승 못 막아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는 것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왔다.
재무부는 지난달 장기물 국채 바이백을 최소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10일에는 종전 최대 규모의 세 배인 60억달러(약 8조466억원)까지 장기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했지만 실제 매입액은 52억달러(약 6조9737억원)에 그쳤다.
재무부는 시장가격으로만 국채를 매입하도록 돼 있어 현재 조건을 유지할 경우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많은 채권을 사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바이백 결과가 발표된 뒤 장기 국채금리는 오히려 추가로 상승했다.
WSJ는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힘이 바이백 같은 시장 안정책보다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상승과 끈질긴 인플레이션, 이란 전쟁,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조건으로 모든 미국 성인에게 5000달러(약 671만원)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점도 채권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공약이 실행되면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달러(약 1341조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국채금리 5% 자체는 상징적인 숫자에 불과할 수 있지만, 높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을 끌어올리고 주식시장에도 압박을 가할 수 있다.
WSJ는 11일 발표되는 CPI와 다음 주 연준의 금리 결정이 10년물 금리의 5% 돌파 여부와 금융시장 방향을 결정할 다음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