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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도체 파산 뒤 넘긴 질화갈륨 기술, 벨기에 검찰에 덜미

- 벨기에 연방 검찰, 질화갈륨 기밀 유출 혐의로 52세 선임 연구원 공항서 체포
- 2024년 벨간 파산 후 중국 경쟁사 설립 정황 포착, 전 최고경영자 연루 가능성 추적
- 미국 대중국 장비 차단선 속 내부 인력 통한 공정 탈취 확산, 한국 공급망도 보안 비상
벨기에 연방 검찰이 파산한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업 벨간(BelGaN)의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한 52세 선임 연구원을 지난 5월 공항에서 체포해 구속 수사해 온 사실을 2026년 9월 7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연방 검찰이 파산한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업 벨간(BelGaN)의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한 52세 선임 연구원을 지난 5월 공항에서 체포해 구속 수사해 온 사실을 2026년 9월 7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벨기에 연방 검찰이 파산한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업 벨간(BelGaN)의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한 52세 선임 연구원을 지난 5월 공항에서 체포해 구속 수사해 온 사실을 202697(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톰스하드웨어는 지난 8AP통신을 인용해 피의자가 벨간 재직 중 유사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기업 간쿨(GanKool)의 경영에 관여하며 핵심 지식재산을 이전한 혐의를 검찰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통제로 중국의 내부 기술 탈취 시도가 거세지면서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메모리 공정을 보유한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역시 기술 안보 방어선 구축이 시급해졌다.

공항서 덜미 잡힌 선임 연구원


벨기에 연방 검찰은 지난 7일 이번 사건의 수사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피의자는 베이징 출신으로 벨기에에 거주해 온 52세 남성이며 현지 언론에는 이니셜 H.L.로 표기됐다. 그는 브뤼셀 공항에서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순간 체포됐다.
피의자는 질화갈륨 전력 반도체 전문 제조사인 벨간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해 왔다.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가 벨간에 합류하고 몇 달 뒤 중국 투자 펀드의 자금 지원을 받아 중국 현지에 간쿨이 세워졌다. 간쿨은 벨간과 유사한 질화갈륨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해 온 기업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넘나들며 기술을 빼돌린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파산 뒤편의 수상한 지식재산권 이전


이번 수사는 2024년 여름 벨간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벨기에 당국은 통상적인 재정 실태를 점검하던 과정에서 이례적인 기업 활동을 포착했다. 정상적인 기업 회생을 추진하는 대신 독점 지식재산을 이전한 뒤 벨간의 법인을 정리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수사선상에는 연구원뿐만 아니라 중국 국적의 전 최고경영자도 올라 있다. 검찰은 현재 도주 중인 두 번째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으며 현지 언론은 전 최고경영자의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피의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간첩 행위, 범죄조직 가담, 회사 자산 남용, 회사 기밀 불법 공개다. 톰스하드웨어는 한국 법원이 620단계 디램(DRAM) 제조 기술을 빼돌리려 한 혐의로 전직 삼성전자 엔지니어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사례를 언급하며 지식재산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력 포섭으로 번진 기술 유출 경로


톰스하드웨어 보도를 보면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이후 인력 포섭을 통한 기술 유출 위험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질화갈륨 전력 반도체와 초미세 메모리 공정 밸류체인은 이 같은 우회 탈취 경로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 한국 기업들이 차세대 고전압 전력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내부 공정 레시피가 유출될 경우 기술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 유출에 따른 구체적 피해 금액은 추산되지 않았으나 경쟁국으로 기술이 넘어가면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매몰될 위험이 상존한다. 서방 각국의 안보 통제가 강화되면서 해외 거점을 둔 한국 기업의 보안 관리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각국 정부가 기업 파산과 지분 인수 심사를 엄격히 관리하고 기술 보호 제도를 안착시킨다면 유출 시도는 사전에 차단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파산 법인을 활용한 기술 유출 시도가 사법당국에 적발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유럽 사법 당국이 기밀 유출 혐의자들에게 최종적으로 어떤 사법 판단을 내릴지가 향후 주요 관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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