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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 2년 만에 최고치… 국민연금 환헤지 전격 중단

장중 1334원과 헤지 중단… 원화 가치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 도달
당국의 달러 매입과 수급… SK하이닉스 200억 달러 흡수 속 쏠림 완화
1865조 기금과 수출 기업… 해외 자산 54% 연동 속 환율 급변동 방어막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이미지 확대보기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4.7원까지 떨어지며 약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자 외환 헤지 운용을 전격 중단했다.

로이터는 7일 복수의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원화 가치가 이번 분기 들어 16%가량 급반등하면서 연금의 달러 공급이 멈췄다고 전했다. 연금의 헤지 중단은 원화 일방향 강세에 제동을 걸며 환율 하락에 따른 한국 완성차와 전기전자 업계의 가격 경쟁력 방어막으로 작용한다.

장중 1334원과 헤지 중단


원화 가치가 약 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헤지 조작을 멈추며 환율 방어선 정비에 들어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5% 하락한 달러당 1334.7원까지 밀려났다. 지난 2024년 10월 4일 이후 가장 낮은 환율 수준으로 원화 가치는 약 2년 만에 가장 강했다. 이후 강세 폭을 일부 반납하며 한국시각 오후 12시 21분(0321 GMT) 기준 1346.2원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원화는 이번 분기 들어 현재까지 달러 대비 16%가량 급반등하며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끊어냈다.

환율의 가파른 하락에 대응해 세계 3위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외환 헤지 실행을 중단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는 선물환 매도를 통해 한국 외환시장에 달러를 사실상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이번 운용 중단은 달러 공급을 줄이고 매수세를 일으켜 원화의 일방향 쏠림을 완화하려는 수급 조치로 풀이된다.

당국의 달러 매입과 수급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개입과 맞물려 국민연금의 이번 조치는 환율 쏠림 방어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국 외환 당국은 얼마 전 반도체 대기업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 직후 매각 처분한 달러 물량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사들였다. 원화의 가파른 절상 흐름 속에서 외환시장의 일방향 쏠림과 급변동을 제어하기 위한 선제 흡수 조치였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입과 국민연금의 헤지 중단이 같은 방향의 환율 안정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로이터에 "국민연금의 환헤지 운용이 중단되었으며 시장에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연기금의 달러 매수가 통상 거래뿐 아니라 시장 평균 환율 거래 방식으로도 집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환율 변동과 외환 정책 운용에 관한 공식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환율 상승 국면에서 헤지 상한을 올리고 탄력 운용을 펴며 시장에 달러를 공급해 왔다. 당시에는 고환율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담당했으나, 환율 방향이 급변하자 기존의 매도 우위 포지션을 전격 거두어들였다. 공공 기금의 수급 조절이 환율의 추가 급락을 저지하는 핵심 브레이크로 전환된 모습이다.

1865조 기금과 수출 기업


1865조 원이 넘는 대규모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한국 주요 수출 대기업과 외환 수급에 직접 파급 효과를 미친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총 운용자산은 1865조 6000억 원(약 1조 3900억 달러)에 달하며 해외 자산 비중은 54%다. 해외 투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구조상 원·달러 환율 급락은 연금의 원화 환산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동시에 환율 하락 속도 조절은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저하를 방어하는 버팀목이 된다.

당장 시장에서는 연금의 달러 공급 중단과 대기 매수세가 맞물려 1340원 선 전후에서 환율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연금이 포트폴리오에 맞춰 헤지 비율을 조정하면 변동성을 흡수하는 안전판이 공고해질 수 있다. 다만 글로벌 달러 약세가 가속화하거나 외국인 순매수가 폭발하면 이 지지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로이터는 "국민연금이 외환 헤지를 멈추면서 급격한 원화 강세에 노출된 금융시장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라며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연금의 헤지 재개 시점과 외환 당국의 후속 미세조정 여부가 원·달러 환율의 중기 지지선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환율 변동성 관리가 정책 우선순위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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