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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조선 1500억 달러 협력, 현지 건조로 활로 모색

- 백악관, 조선소 투자·기술 이전 조건으로 외국 전문성 수용 지침 마련
- 한화 필리조선소 확보·HD현대 자동화 제휴…직접 투자·협력 병행
- 군함 해외 건조 금지·의회 안보 심사…제도적 진입 장벽 상존
한미 양국이 미 해군 함정 건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분야 협력 틀 가동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미 양국이 미 해군 함정 건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분야 협력 틀 가동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미 양국이 미 해군 함정 건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1500억 달러(2021100억 원) 규모의 조선 분야 협력 틀 가동에 나섰다.
UPI93(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소 투자와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동맹국의 전문성을 수용하는 지침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상선·군함 병행 건조 역량에 밀린 미국이 동맹국에 문을 열면서 한국 조선 기업의 대미 가치사슬 진출 경로가 열렸다.

미 해군 함대 증설 난항과 백악관 지침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은 조선소 부족과 숙련 인력 감소로 수년간 일정 지연과 예산 초과를 겪고 있다. 미국 정부감사원(GAO)의 셸비 오클리 계약·국가안보조달 담당 국장은 인터뷰에서 기존 야드의 역량과 현장 인력 규모가 해군 함대 확대의 한계 요인이라고 밝혔다. 오클리 국장은 신규 조선소 건설과 작업 자동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함대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선 능력 확충을 국가안보 우선 과제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백악관 지침은 자국 내 야드 투자, 현지 노동자 훈련, 기술 이전, 부품 공급망 구축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외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했다. 미국 정부는 202510월 핀란드와 체결한 쇄빙선 건조 협약을 해외 협력의 기본 모델로 제시했다. 상선 생산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동맹국 역량을 끌어들여 건조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조치다.

1500억 달러 투자 틀과 기업별 진출


한국과 미국은 총 3500억 달러(4715900억 원) 규모의 상호 투자 협력 틀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2021100억 원)가 조선 협력에 배정되었으며, 나머지 2000억 달러(2694800억 원)는 전략 분야 투자에 투입된다. 한국-미국 전략투자공사와 정책금융기관, 국내 조선 3사는 20266월 자금 조달과 프로젝트 발굴 협의를 시작했다.

진출 방식은 기업별로 나뉜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13474000만 원)에 인수해 미국 내 건조 거점을 확보했다. 한화는 현지 조선소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교관을 파견해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는 20253월 미국 군사해상수송사령부 소속 화물선 월리 시라함의 7개월 정기 수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군사해상수송사령부 선박의 정기 수리를 한국 야드가 맡아 완수한 첫 사례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야드 지분 인수 대신 기술 제휴를 택했다. 헌팅턴잉글스인더스트리(HII)와 협력 체계를 구축한 HD현대는 20268월 미시시피주 잉글스조선소에서 용접 자동화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UPI 보도에서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전무는 미국이 강력한 동맹이자 핵심 사업 파트너라고 밝혔다. 양국 기업 간 자본과 기술 제휴가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한국 조선업 파급 경로와 제도적 장벽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 조선업계의 사업 반경을 해외 시설 운영과 생산 기술 수출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GAO 보고서가 지적했듯 미 해군 함정 건조의 예산 초과와 납기 지연이 구조화된 상태다.

가치사슬 파급 경로를 보면 한화오션은 인수한 야드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현지 건조 물량을 채우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전투함 건조사인 HII와 용접 자동화 등 생산 기술을 교류하는 협력 관계를 맺었다. 국내 조선사의 생산 기법이 미국 야드 생산성 개선에 직접 연결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법적·제도적 위험 요인도 분명하다. 미국 연방법은 해군 전투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며 존스법은 자국 연안 무역선의 자국 건조 요건을 엄격히 규정한다. 하원 군사위원회 재러드 골든 의원 등은 안보 기밀과 일자리 보호를 이유로 해외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의회의 안보 심사가 강화되면 현지화 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번 협력의 향후 관건은 한국 조선사의 생산 공정과 인력 훈련 모델이 미국 법률 체계 안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여부다. 미국 조선공업협회(SCA)는 자국 노동자 고용과 미국산 선체 건조 요건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의회의 안보 심사와 통제 속에서 양국 협력이 실질적인 건조 성과로 이어질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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