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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베스트셀러 '라팔'의 굴욕…정예 조종사들 "현 센서로 5세대 상대 불가"

가시거리밖 선제탐지 열세 자인…미티어 단 하루치 재고 취약 노출
나토내 F-35 지원 2류전락 위기…2035년 F5 무인기 편대에 사활
프랑스 다쏘항공의 다목적 전투기 라팔(Rafale). 프랑스 군사 전문가들의 내부 평가 보고서에서 현용 센서 스위트로는 적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상대로 가시거리 밖 교전에서 주도권을 잡기 극히 어렵다는 자성이 제기됐다. 사진=다쏘항공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다쏘항공의 다목적 전투기 라팔(Rafale). 프랑스 군사 전문가들의 내부 평가 보고서에서 현용 센서 스위트로는 적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상대로 가시거리 밖 교전에서 주도권을 잡기 극히 어렵다는 자성이 제기됐다. 사진=다쏘항공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수백 대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꼽혀온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라팔(Rafale)'이 현용 센서 체계로는 적의 5세대 스텔스기를 상대로 유의미한 제공권을 확보하기 불가능하다는 프랑스 군 내부의 충격적인 평가 보고서가 공개됐다.

9월 3일(현지 시각) 동남아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Defence Security Asia)가 인용한 프랑스 국방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현역 프랑스 전투기 조종사들과 전략 전문가들은 다국적 연합 공중전 훈련 경험을 바탕으로 “라팔의 현 센서 체계로 적 스텔스 전투기를 격파하는 것은 현장 운용상 대단히 비관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평가는 프랑스군 정예 조종사이자 군사 전략가인 아드리앙 고레망스(Adrien Gorremans) 중령과 장-크리스토프 노엘(Jean-Christophe Noël)이 2035년까지 서방 공군력의 제공권 확보 방안을 연구해 작성한 내부 비판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선제 탐지-선제 발사’ 킬체인 붕괴…IRST는 ‘기상 제약’ 뚜렷

보고서는 라팔이 구형 4세대 플랫폼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적성국이 고도화된 스텔스 전투기를 배치할 경우 가시거리 밖(BVR) 교전에서 ‘선제 탐지 및 선제 발사(First-Look, First-Shot)’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현대 공중전의 승패는 공중 기동성(Dogfight)이 아닌 네트워크 킬체인(Kill-Chain)에서 갈린다. 극도로 낮은 레이더 반사면적(RCS)은 라팔의 RBE2 레이더 탐지 거리를 강하게 압축시켜 사격통제 제원 형성을 방해하며, 스텔스기는 라팔이 정밀 추적을 시작하기도 전에 원거리에서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탈할 수 있다.

라팔의 전방 전자광학 체계(FSO/IRST)가 전자기 방사 없이 표적을 찾는 수동 센서로 주목받았으나, 실전 환경에서 짙은 구름, 습도, 대기 기온차, 교전 각도에 따라 성능 편차가 극심하다. 즉, 전천후 해결책이 아닌 ‘맑은 날씨에만 작동하는 제한적 수단’에 가깝다는 평가다. 과거 연합훈련에서 라팔이 F-22나 F-35를 가상 격추했던 사례들은 스텔스기의 절대적 우위인 장거리 BVR 교전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인위적 근접 교전 규칙(ROE) 속에서 나온 착시일 뿐, 고밀도 통합방공망(IADS)이 가동되는 전면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나토 내 ‘2류 전력’ 전락 위험…‘전략적 자율성’의 모순

이 같은 센서 격차는 프랑스가 표방해 온 군사적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을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적의 강력한 지대공 방공망과 스텔스기가 포진한 고위험 공역에서, 비스텔스기인 라팔은 독자적인 종심 침투가 불가능하다. 결국 미제 F-35를 도입한 나토 동맹국들이 전방에서 센서 노드로서 방공망을 뚫고 표적 데이터를 넘겨줘야만, 라팔이 후방에서 원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미티어, SCALP)을 투발하는 ‘2선 지원 세력’으로 밀려날 위험이 크다.

아울러 프랑스는 라팔에 ASMP-A 핵 순항미사일을 장착해 독자적인 공중 핵 투사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스텔스 호위 없이는 고밀도 방공망 돌파 능력이 취약해져 역설적으로 ‘핵 사용 결심’ 단계에서 미국의 지원에 기대야 하는 지정학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미티어 미사일 재고 단 하루치”…극도로 취약한 전시 군수 지속력


보고서가 짚은 또 다른 아킬레스건은 ‘무장 재고’와 ‘전자기 제압(SEAD)’ 역량의 부재다.

프랑스 공군의 정밀 유도무기 비축량은 고강도 분쟁 발생 시 단 3일 치 공대공 교전을 감당하는 수준에 불과하며, 핵심 장거리 미사일인 미티어(Meteor)의 가용 재고는 단 하루 만에 소진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한 프랑스는 1997년 마지막 대레이더 미사일(AS.37 마텔)을 퇴역시킨 이후 전용 방공망 제압 수단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AASM 해머(Hammer)나 스칼프 순항미사일이 존재하지만, 급속 기동하는 러시아제 S-400 등 최신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실시간 무력화하기에는 교전 반응 속도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2035년 ‘라팔 F5·스텔스 무인 편대기’ 조합에 명운 건 파리


프랑스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33~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라팔 F5’ 프로그램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F5 표준은 강력한 차세대 GaN 기반 RBE2X AESA 레이더, 개량형 스펙트라(SPECTRA) 전자전 체계, 방향성 데이터링크를 통합하며, 극초음속 핵미사일(ASN4G) 운용 능력을 갖춘다. 특히 F5는 프랑스 다쏘가 개발 중인 ‘스텔스 유·무인 복합 편대기(Loyal Wingman)’와 연동 운용된다. 스텔스 드론을 라팔 전방 수십 ㎞ 앞선 적진 깊숙이 침투시켜 다중 센서 노드로 활용함으로써 적 스텔스기의 미세한 레이더 반사 신호를 포착(바이스태틱 탐지)하고, 조종석의 위험 노출 없이 전방 교전을 대신 수행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한국 KF-21·글로벌 운용국에 주는 시사점


이번 프랑스군의 자성은 최근 라팔을 대규모로 구매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이집트, 인도, UAE,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운용국들에도 엄중한 경고를 던진다.

중국이 5세대 스텔스기 J-20을 대량 실전 배치하고 항모용 J-35를 양산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Su-57 전력화를 서두르는 전장 환경에서는 아무리 우수한 4.5세대 전투기라도 자체 센서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의 KF-21 보라매 역시 향후 블록 III 내부무장창 및 스텔스 형상 진화와 더불어, 무인 전투기(CCA) 연동 및 조기경보기·위성망과 실시간 연계되는 다영역 합동 센서 네트워크를 조기에 완성해야만 미래 공중전 생존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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