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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번째 포드급 항모, 4500억 조달 착수… 美 함정 건조망 포화 파장

- HII와 빌 클린턴함 3억 3611만 달러 사전 조달 계약 체결… 2039년까지 이행
- 원자로·단조품 등 장주기 자재 우선 확보… 2027년 기공·2036년 취역 목표
- 美 조선소 도크 과부하 심화… 한국 특수선 MRO 가치사슬 진입 기회 부상
미국 해군이 2026년 9월 4일(현지시각)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II)와 3억 3611만 2000달러 규모의 사전 장기조달자재(LLTM)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해군이 2026년 9월 4일(현지시각)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II)와 3억 3611만 2000달러 규모의 사전 장기조달자재(LLTM)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해군이 202694(현지시각)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스(HII)336112000달러(4537억 원) 규모의 사전 장기조달자재(LLTM) 계약을 체결했다. 제럴드 포드급 핵추진 항공모함 5번함인 빌 클린턴함(CVN-82) 건조를 위해 원자로와 추진체계 등 제작에 수년이 걸리는 핵심 기자재를 선제 확보하는 조치다.

미국 조선업계가 일손 부족과 도크 포화로 극심한 생산 지연을 겪는 가운데, 건조망 과부하가 심화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의 미 해군 지원함정 정비 사업 진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자로·단조품 장기 제조 착수… 2036년 인도 목표


이번 계약은 비용 전액을 계약 시점에 즉시 의무화(obligated)하는 미확정 계약 조치(UCA) 형태로 이뤄졌다. 2026 회계연도(FY2026) 미 해군 조선·개조 예산 336112000달러가 전액 투입됐으며, 주 계약자인 HII 산하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20393월까지 작업이 이어진다.
조달 대상은 원자로 부품, 초대형 단조품, 주 추진 하드웨어 등 제조 공정이 수년에 달하는 핵심 장비들이다. 미 해군은 앞서 2026512CVN-82 사전 조달 착수 시점을 2030 회계연도에서 2029 회계연도로 앞당기고 총 42억 달러를 배정한 바 있다.

현재 계획상 예정된 건조 일정은 2027년 기공, 2032년 진수, 2036년 공식 취역이다. 빌 클린턴함은 1986년 취역한 니미츠급 4번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의 퇴역에 맞춰 실전 배치된다.

배가 안전하게 뜰 수 있는 한계선까지 물품을 가득 채운 만재 배수량 10만 톤급인 이 함정은 벡텔의 A1B 가압경수로 2기를 탑재해 니미츠급 대비 약 27% 높은 기당 700메가와트(MW)의 열출력과 3배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한다.

전자기식 사출장비(EMALS)와 첨단 무장승강기를 기반으로 하루 최대 270회 집중 출격이 가능하며, 승조원은 니미츠급보다 약 700명 줄어든 2600명 수준으로 운용된다.

美 조선 도크 포화와 한국 MRO 가치사슬 파급


미 해군이 선제 조달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전례 없는 건조 병목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포드급 4번함인 도리스 밀러함(CVN-81)의 인도 시점은 선행 함정인 엔터프라이즈함(CVN-80) 모듈 제작 지연 여파로 애초 20322월에서 20342월로 2년 미뤄졌다.

여기에 미 의회가 확정한 2027~2031 회계연도 계획에 따라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 10, 컬럼비아급 전략잠수함 5,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7척 등이 동시 건조에 돌입한다. HII2026년 외주 물량을 2024년 대비 178% 증가한 200만 시간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으나 자체 해결은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병목은 한국 방산 생태계에 구조적인 기회로 연결된다. 미 해군 함정유지보수협약(MSRA)을 획득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서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뉴포트뉴스와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국 원자력 조선소들이 전투함 건조에 묶이면서 보급함과 수송함 등 비전투 지원함 MRO 물량이 한국 조선소로 이전되는 경로다. 연간 2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서 연간 수천억 원대 매출 확보가 가능해지며 독자 특수선 도크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미 해군 함정 사업의 해외 개방이 장기적 수혜로 이어지려면 제도적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미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금지한 미 연방 법률(10 U.S.C. 8679)과 상선 건조 규제 등이 유지되는 한 신조 전투함 수주는 원천 차단된 상태다.

미 해군 예산 삭감이나 자국 조선 노조의 반발로 해외 MRO 물량 위탁이 보조함 일부에 제한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미 해군 공급망 위기가 한국 특수선 산업의 외연 확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는 2027CVN-82 기공 착수와 맞물린 미 국방부의 해외 정비 허용 범위 확장에 달려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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