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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력망, 24시간 내 잇단 사보타주…4200MW 이탈에 안보 비상

베르크하임 변전소 파손으로 4200MW 규모 발전 설비 계통 이탈
라이프치히 공항 드론 공격에 이어 전력망 사보타주 추정 사고 연달아 발생
동부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적 혼란과 글로벌 에너지 안보 불안 가중
9월 2일(현지 시각) 독일 전력망을 겨냥한 두 번째 사보타주(고의적 파괴) 시도가 발생한 후 독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은 독일 베르크하임에 위치한 변전소에 대한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9월 2일(현지 시각) 독일 전력망을 겨냥한 두 번째 사보타주(고의적 파괴) 시도가 발생한 후 독일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은 독일 베르크하임에 위치한 변전소에 대한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독일에서 24시간 내에 전력망을 겨냥한 사보타주 의심 사건이 두 건 연달아 발생하면서 국가 기간시설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기간시설 피격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보 불안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일(이하 현지 시각) 서부 변전소 파손과 동부 고압선 손상 사건이 잇따르며 전력 인프라 방어체계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24시간 내 두 차례 공격…발전 설비 4200MW 차단 위험


독일 경찰은 서부 도시 베르크하임 인근 전력 변전소에서 발생한 기술 설비 고의 파손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일 18시(GMT)에 발생했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세부적인 물적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지역 전력 공급은 차질 없이 유지됐다. 피의자의 신원이나 구체적 배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 최대 전력 생산사 RWE가 대주주인 송전망 운영사 암프리온은 외부 개입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공식 확인했다. 암프리온은 사건 발생 기간에도 전체 전력 공급과 계통 안정성을 유지했다.

RWE는 별도 성명에서 이번 설비 손상으로 5개 갈탄 화력발전기 단위가 계통에서 이탈했다고 발표했다. 이탈한 발전기의 합산 설비용량은 4200메가와트(MW)다.

이 용량은 대형 원자력발전소 3~4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는 이 중 600MW 용량의 발전기 1기를 긴급 복구해 계통에 다시 연결했다.

동부 고압선 손상에 드론 공격 겹쳐…러시아 연루 의혹

서부 변전소 사건에 앞서 동부 브란덴부르크주의 핵심 고압 송전 분기점에서 전도성 물질을 이용한 선로 파손 사건이 일어났다.

얀 레트만 브란덴부르크주 내무장관은 두 사건 사이에 명확한 유사점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사가 초기 단계이므로 특정 범죄 집단을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레트만 장관은 2024년 극좌 성향 단체가 일으킨 테슬라 독일 공장 전력망 방화 사건과의 연관성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수사 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용의선상을 추적하고 있다.

기간시설 피격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안보 불안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달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화물기를 노린 드론 공격 시도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해당 사건이 국가 지원 테러의 전형적 특징을 갖췄다고 발언했다. 러시아 정부는 관련 증거가 전혀 없다며 배후설을 전면 부인했다.

지방선거 앞둔 정치적 혼란…글로벌 에너지 안보 비상


이번 전력망 파손 사건들은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일어났다. 알렉산더 트롬 독일 연방의회 내무위원회 위원장은 선거 직전 잇따르는 교란 사건에 대해 극도로 의심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극우 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선두를 기록하고 있다. AfD는 대러 제재 철회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요구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재개도 주장한다. 정치적 대립 속에 인프라 교란이 겹치면서 안보 논쟁이 선거판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 최대 전력망 사업자인 에온(E.ON)의 레온하르트 비른바움 최고경영자(CEO)는 기간시설의 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사업자가 공격 장벽을 높일 수는 있지만 치밀한 사보타주를 완전히 막아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원자력발전소 4기 분량인 4200MW 규모의 기저 발전이 순간 이탈하자 에너지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에너지 투자사 비투스 커모디티스의 탈하 토를락 단기 전력 트레이더는 전력 수급 불균형 정산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순간 5000유로(약 757만 원)까지 급등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레온하르트 간디 연구원은 독일의 사례가 국가 기간시설을 겨냥한 복합 테러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국 내 초고압 변전소와 송전망은 안전한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드론 감시체계 확충과 AI 기반 상시 이상징후 감지 시스템을 도입해 핵심 전력 인프라 안보 방어선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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