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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성장률, 4.2% 둔화 배경엔 고물가 속 AI 수출 착시 작용

- 무디스, 2026년 8월 전망서 아태 지역 성장률 4.2% 제시
- 상반기 한국·대만 명목 상품 수출 합계가 사상 처음 일본 추월
- 중동 분쟁 격화와 관세 압박에 금리 긴축 연장 가능성 상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026년 8월 아시아 태평양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지역 실질 성장률이 4.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026년 8월 아시아 태평양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지역 실질 성장률이 4.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지=제미나이3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0268월 아시아 태평양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지역 실질 성장률이 4.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믹 타임스는 지난 25(현지시각) 인공지능(AI) 관련 하드웨어 수출이 전체 경기를 떠받치고 있으나, 고물가와 통화 긴축으로 내수 침체는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소비 시장의 수요 둔화와 교역 차질이 겹치면서 정보기술 제조업에 편중된 수출 의존도가 지역 경제의 구조적 위험으로 떠올랐다.

AI 수출 호황과 내수 침체의 격차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세는 수출과 내수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양극화 국면에 들어섰다. 무디스는 20254.3%를 기록한 지역 실질 성장률이 20264.2%, 20273.6%로 연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 열풍이 이끄는 반도체와 전자 부품 수요는 대만, 한국, 중국의 출하량을 크게 늘렸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 한국과 대만의 명목 상품 수출액 합계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반면 수출 성과 이면에 자리한 가계 소비와 기업 활동은 여전히 감염병 확산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전자제품 가격이 오르고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의 공급난이 겹치면서 완제품 수요는 제약을 받는 상태다. 무디스는 전자제품 수출 증가율이 2027년 중반 무렵 둔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며 수출 엔진에 의존하는 성장 모델의 한계를 지적했다.

통화 가치 불안과 관세 압박의 가중


미국 달러화 강세는 아시아 각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며 통화 정책 운용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일본 엔화 가치는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의 5%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2021년 초와 비교해 60%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은 7월 말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 공동 개입을 단행했다. 양국 당국은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추가 조치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무역 통상 환경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60개 교역국을 상대로 새 관세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적용되는 실효 관세율은 임시 체제 아래의 21.3%에서 23.4%로 올랐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이전의 29.7%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관세 장벽이 세계 무역의 상시 변수로 굳어지면서 아시아 제조업의 수출 환경을 좁히고 있다.

중동발 유가 불안과 IT 경기 순환의 하방 위험


중동 지역의 군사 갈등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며 물가 안정 기조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 6월 중순 발표된 임시 휴전 합의가 7월 중순 무너지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급감했고 에너지 시설 공격도 잇따랐다. 원유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면 아시아 국가들은 비축유에 의존해야 하며 고물가 압력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공급 충격은 중앙은행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수요가 이미 위축된 상태에서 금리를 올리면 내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유가 오름세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은행과 일본은행을 포함한 일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드웨어 수요가 꺾이고 금융 긴축이 연장되면 아시아 경제 하방 위험은 한층 짙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 설비투자의 실제 수익성과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추이가 향후 거시경제의 최대 변수다. 중동 분쟁이 조기에 잦아들어 원유 공급망이 안정되고 통상 갈등이 완화되는 시점이 아시아 경제의 성장률 반등을 가를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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