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상반기 96.6% 급등 사상 최고…성장률 상향 뒷받침
이미지 확대보기상승률 세계 1위
1일 한국거래소 집계로 KOSPI는 상반기 96.62% 올랐다. 반기 기준 사상 최고다. 1월 2일 종가 4309.63에서 6월 30일 8476.48로 마감했다. 배당을 뺀 지수 상승률이다.
지난달 12일 집계 기준으로 같은 기간 대만 TAIEX는 50.85%, 일본 닛케이225는 28.45% 올랐다. 한국 상승 폭이 두 배 안팎으로 앞선다.
시총도 빠르게 불어났다. 한국 상장사 시총은 올해 86% 늘어 약 5조 달러(약 7760조 원)가 됐다. 6월 2일 인도(4조 8000억 달러, 약 7450조 원)를 제치고 세계 6위에 올랐다. 달러 환산액이라 환율 변동도 일부 반영됐다. 다만 규모 자체는 미국·중국에 이어 6위권으로, 상승률 1위와는 구분된다고 블룸버그가 지난달 2일 보도했다.
동력은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시총 1조 달러(약 1550조 원)를 넘었다. 양사 합산 시총은 1일 종가 기준으로 3662조 원이다. KOSPI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는 6월 들어 한 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시총 1위에 올랐다. 25년 만이다.
수출이 이를 뒷받침한다. 6월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은 1022억 5000만 달러(약 158조 원)를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월 수출 1000억 달러(약 155조 원)를 돌파했다. 1년 전보다 70.9% 늘어난 수치다.(산업통상자원부 7월 집계)
특히 반도체 수출은 불과 한 달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쓰며 448억 달러(약 69조 원)를 기록, 사상 첫 400억 달러(약 62조 원) 시대를 개막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수요 폭발로 전년 동월 대비 약 200% 가까이 성장한 결과다. D램(모듈 포함) 수출 역시 전년 대비 385% 급증하며 상승 폭을 더욱 키웠다.
시총 상승과 GDP의 상승 연결
가격 상승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16기가비트 DDR5 모듈은 지난해 4.80달러에서 5월 37.50달러로 올랐다. 682% 상승이다. 이 상승이 두 회사 이익을 키웠고, 그 기대가 주가와 시총을 밀어올렸다.(트렌드포스)
같은 가격 상승은 수출액에도 반영됐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수출 급증은 GDP 순수출을 직접 끌어올린다. 메모리 가격 하나가 시총과 GDP를 함께 움직인다.
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을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2026년 전망치를 1.7%에서 2.6%로 상향했다.(6월 보고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9%에서 2.5%로 올렸다.(5월 13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반도체 호황이 성장률을 0.7%포인트 높인다고 추산했다.
HBM과 범용 D램, 다른 궤적
시장은 수요의 성격에 주목한다. HBM 수요와 범용 D램 수요는 궤적이 다르다. HBM은 AI 인프라에 묶여 탄탄하다. 범용 D램은 여전히 경기를 탄다.
HBM 수요 55%가 AI 학습·추론에서 나온다. 하이퍼스케일러가 특정 세대에 맞춰 가속기를 설계하면 수요가 수년치 고정된다. 트렌드포스는 HBM 수요가 2026년 70% 는다고 봤다.
GPU보다 HBM이 더 부족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엔비디아 H200 한 개가 HBM3E 141기가바이트를 쓴다. HBM 웨이퍼 한 장은 일반 D램 3장분을 잠식한다. HBM이 AI 확장의 병목이라는 평가다.
범용 D램은 다르다. 40년간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 품목이다. 2022년 계약가격은 50% 넘게 떨어졌다. 지금은 제조사가 HBM으로 생산능력을 옮기며 범용까지 공급난에 빠졌다.
한국·글로벌 경제 영향
시총과 GDP 동반 상승은 양면으로 작용한다. 국내에는 세수와 투자가 늘어난다. 반도체 초과 세수는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기획재정부) 정부는 6월 29일 1500조 원 규모 반도체·AI 투자안을 발표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 원을 맡는다.
반면 과실은 한쪽으로 쏠린다. 청년 취업자는 24개월째 줄었다. 반도체의 낮은 고용 유발 탓이다. 자동차·철강·석유화학은 고유가와 공급 과잉으로 부진하다. 'K자 양극화'가 깊어진다. 증시 활황이 내수 취약성을 가리는 착시도 낳는다.
글로벌 파급은 양방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HBM 시장의 약 79%를 쥔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웹서비스가 한국에 조달팀을 보내 물량을 확보한다. 한국 메모리가 세계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원인 셈이다.
가격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번진다. 메모리 값이 세계 PC·스마트폰·서버 가격을 밀어올린다. IDC는 2026년 PC 시장이 11.3% 줄어든다고 봤다. 한국 호황이 글로벌 IT 하드웨어에는 비용 충격이 되는 셈이다.
리스크와 피크아웃
경계 신호도 있다. 6월 후반 KOSPI는 강보합에 그쳤다. 외국인은 하루 7조 7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중국 CXMT의 범용 D램 추격,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차질, 가격 변동성이 위험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AI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고 봤다.
상승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가격은 오르지만, 오름폭은 좁아진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계약가격이 오르되 상승 폭은 뚜렷이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2분기 D램 평균가가 46% 오르지만 오름세는 정점에 다가섰다고 분석했다. 2027년 협상에서 상승세가 꺾이면 사이클 전환 신호가 될 수 있다.
이제 역대급 호황의 숫자에 도취하기보다, 'HBM 병목'이 풀리고 범용 사이클이 꺾일 그다음 페이지의 냉정한 침체(피크아웃) 시나리오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