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수뇌부 "협상 지렛대 상실한 내각…수의계약 전락" 격분
국방투자청 "경쟁 긴장감 유지" 반박 속 7월 최종 낙점 초읽기
국방투자청 "경쟁 긴장감 유지" 반박 속 7월 최종 낙점 초읽기
이미지 확대보기1일(현지 시각) 오타와 정론지 더 힐 타임스(The Hill Times)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내각은 한국의 한화오션(Hanwha Ocean)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이후 구체적인 납기와 기술 규격을 강제하는 정식 RFP를 발행하지 않았다. 대신 정부의 요구 사항과 평가 접근법만을 적은 '제안작성지침(PPI)'을 양사에 보냈고, 지난 3월 제출된 제안서를 바탕으로 곧바로 최종 1개 우선협상대상자(Preferred Supplier)를 선정해 독점 계약 협상에 돌입할 방침이다.
마크 카니 총리는 이번 낙점을 위해 지난해 8월 독일 TKMS 킬 조선소의 212A급 잠수함을 시찰한 데 이어, 10월에는 한국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KSS-III 기체를 직접 살피는 등 치열한 저울질을 이어왔다.
전직 국방 조달 수뇌부들의 핵심 비판과 제도적 우려
혁신과학경제개발부(ISED)에서 수년간 방산 절충교역인 '산업기술적이익(ITB)' 정책을 총괄했던 클렘 스루(Clem Srour) 전 국장과 국방부(DND) 군수차관보를 지낸 앨런 윌리엄스(Alan Williams) 등 조달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이례적 행보가 협상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렘 스루 전 국장은 "가격 구조와 기술 이행 조건을 계약서로 규정하는 RFP 없이 먼저 1개 업체를 우선협상자로 지정하는 순간, 캐나다 정부는 모든 지렛대(Leverage)를 상실하게 된다"라며 "사실상 단일 수의계약(Sole-source) 상황과 다름없어질 위험이 크다"라고 직격했다.
앨런 윌리엄스 전 차관보 역시 "해외 방산 기업들은 자신들이 낙점되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계약 조건을 가혹하게 독단적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경쟁 절차를 우회했다는 정부의 주장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구속력 없는 경제 기여 약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일반적인 RFP 구조에서는 기업들이 제안한 지역 경제 기여책이 계약서상 법적 의무로 귀속되지만, 이번 PPI 체제하에서는 선정된 기업이 추후 협상 과정에서 투자 계획을 변경해도 정부가 이를 강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경쟁사 조달 증언 "강제적 접근 없는 자율 제안 사업"
반면 스티븐 퓨어(Stephen Fuhr) 국방조달담당 국무장관이 이끄는 국방투자청(DIA)의 린지 에만(Lindsey Ehman) 대변인은 공식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비판을 전면 반박했다. DIA 측은 "우리가 발행한 PPI는 기존 RFP와 제도적으로 유사하게 기능하며, 이미 사업 제안서 수정 기간(Proposal Amendment Period)을 통해 양사로부터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가격 데이터를 확보하여 경쟁적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단일 공급업체 방식을 고수해야만 향후 잠수함대 운영 시 발생하는 군수 지원 복잡성과 장기 유지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1순위 업체와의 최종 본계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즉각 2순위 후보업체를 불러들여 새로 협상을 시작하는 안전장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방 조달 전문가인 제프리 콜린스(Jeffrey Collins) 팰머 캐나다 리더십 연구소장은 이번 오타와의 파격 행보에 대해 "120조 원에 달하는 캐나다 역사상 가장 비싸고 복잡한 조달인 만큼, 자국 제조업 기지를 되살리고 우방국들과의 지정학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다각적 목적이 깔려 있어 기존의 정형화된 RFP 틀에 이 모든 목표를 다 담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 해군이 한국형 KSS-III와 독일형 212CD 모두 작전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한 만큼, 형식적인 절차보다 실리 중심의 비즈니스 협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오는 2028년 최종 본계약 서명 및 2035년 전 초도함 조기 인도를 목표로 설정한 상황에서, 캐나다 내각의 이 이례적인 조달 도박이 성공적인 방산 혁신이 될지 혹은 예산 폭증의 시발점이 될지 글로벌 방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