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퀄컴, ‘엔비디아 대항마’ 데이터센터 칩 출격… 美 규제 맞춤형 中 전용 라인업 구축

뉴욕 투자자 데이서 AI 데이터센터 브랜드 ‘드래곤플라이’ 베일 벗겨
‘와트당 6배 대역폭’ 혁신적 HBC 아키텍처로 글로벌 메모리 부족 완화 예고
美 수출 통제 준수한 맞춤형 버전 확보… 바이트댄스 수주 등 中 빅테크 영토 선점 포석
퀄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이 6월 24일 뉴욕에서 청중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퀄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이 6월 24일 뉴욕에서 청중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절대 강자 퀄컴(Qualcomm)이 마침내 베일에 싸여 있던 AI 데이터센터 칩 라인업을 공시하며 시장의 독점적 맹주인 엔비디아(Nvidia)를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워싱턴 정가의 가혹한 첨단 기술 수출 통제 펜스를 완벽히 우회할 수 있는 중국 시장 전용 맞춤형 프로세서 설계를 병행 가동, 글로벌 테크 안보 장벽 속에서도 실리를 챙기는 영리한 다각화 전략을 전개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에서 개최된 투자자 데이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브랜드인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전격 공개했다.

이 브랜드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글로벌 AI 인프라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기획됐으며 ▲AI 가속기 ▲데이터센터 CPU ▲맞춤형 실리콘 ▲연결 칩 등 총 네 가지 핵심 가치사슬 제품군으로 포지셔닝된다.

“수출 가이드라인 철저 준수”... 바이트댄스 수주 등 중국 중심지 정조준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 철막에 대응하는 퀄컴의 민첩한 우회 전술이다.

아몬 CEO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무부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완벽히 준수하는 전용 버전을 제품 라인별로 보유하고 있다”며, 첨단 AI 칩의 수출 제한 기준을 비껴가는 맞춤형 AI 가속기를 통해 중국 시장에 드래곤플라이 전 라인업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퀄컴은 최근 중국의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와 맞춤형 AI 데이터센터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악관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거대한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아몬 CEO는 “중국은 스마트폰과 전기차를 넘어 AI 에이전트 개발의 글로벌 중심지”라며, 2025년 회사 전체 매출의 46%를 견인한 중국 내 기존 파트너십이 데이터센터 시장 진입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HBM 병목’ 깨부수는 고대역폭 컴퓨팅(HBC) 아키텍처 전격 도입


하드웨어 측면에서 퀄컴은 기존 엔비디아 제품군이 주도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랙 설계 프레임워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퀄컴은 독자 개발한 ‘고대역폭 컴퓨팅(HBC)’ 설계를 도입, AI 가속기 논리 회로와 DRAM을 3D 구조로 적층하는 하이테크 믹스를 완성했다. 퀄컴에 따르면 이 HBC 구조는 기존 HBM 기반 솔루션 대비 와트당 무려 6배의 압도적인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 기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메모리 거두들이 가혹한 AI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 중인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아키텍처와는 또 다른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이다.
아몬 CEO는 “HBC 아키텍처가 전 세계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미 소형 및 대형 글로벌 메모리 벤더들이 퀄컴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제안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고효율·저비용 무기에 매료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메타(Meta) 등 서방 빅테크 진영 역시 드래곤플라이와 자체 CPU의 초기 도입자가 될 것임을 공식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발표했다. 퀄컴은 첫 HBC 칩을 오는 2027 회계연도에 자사의 ‘AI250’ 데이터 센터 랙과 함께 본격 출하할 예정이다.

‘40억 달러’ 통 큰 인수합병…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독점 ‘쿠다’ 장벽에 균열


퀄컴은 하드웨어 출격에 앞서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방어벽인 소프트웨어 생태계 ‘쿠다(CUDA)’를 무력화하기 위한 승부수도 던졌다. 투자자 회의 직전 퀄컴은 AI 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모듈러(Modular Inc.)’를 약 40억 달러(한화 약 6조 1,000억 원) 규모의 전액 주식 거래 방식으로 전격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개발자들이 퀄컴의 하드웨어를 한층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유도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락인(Lock-in) 효과를 깨부수겠다는 자강론적 포석이다.

퀄컴은 이번 드래곤플라이 라인업을 통해 이번 회계연도에 3억 달러, 2027 회계연도에는 50억 달러의 매출 랠리를 달성하고, 오는 2029년까지 1조 달러 이상으로 스케일업될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5% 이상의 지분을 독점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미 의미 있는 수익을 가져다줄 두 건의 하이퍼스케일러 계약을 수주했으며, 계약 파운드리 대기업인 대만 TSMC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규모 양산 체비를 마쳤다는 공시도 따랐다.

주가 시간외 13% 폭발 랠리… 엔비디아 ‘베라 CPU’와 진검승부 예고


시장 분석가들은 여전히 모바일 칩 매출 비중(57%)이 높은 퀄컴이 복잡한 데이터 센터 워크로드에서 실제 성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를 마주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뉴욕 투자자 데이 기조연설 직후, 퀄컴의 주가는 연장 영업시간 동안 무려 13% 이상 폭발적으로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기대를 입증했다.

한편, 같은 날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역시 자사 시스템이 가장 저렴한 비용 효율성을 자랑한다고 응수하는 한편, 올해 거의 200억 달러의 매출이 예고된 독립형 ‘베라(Vera) CPU’와 AI 노트북용 차세대 칩 ‘RTX 스파크’를 앞세워 퀄컴의 PC 및 서버 영토를 역으로 침공하겠다는 치킨게임 전선을 구축했다.

공급망의 자원 경색 파고와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 규제 펜스가 동시에 휘몰아치는 격동의 2026년, 종합 AI 플랫폼 지위를 선점하려는 두 반도체 거두의 전면적 통상 전쟁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