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손은 중국·싱가포르 차지… 엔비디아 "美·유럽·한국 로봇사로 협력 확대" 명시
현대모비스 액추에이터·LG이노텍 센서 2027~2028년 양산… 일본 감속기 의존이 변수
현대모비스 액추에이터·LG이노텍 센서 2027~2028년 양산… 일본 감속기 의존이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가 표준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공개하며 본체와 손은 중국·싱가포르 업체에 맡겼지만, 협력 확대 대상에 한국을 직접 거명하면서 국내 부품사들의 공급망 진입 여건을 두고 증권가의 셈법이 빨라지고 있다.
IT매체 엔가젯(Engadget)은 지난 1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협력 확대 대상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로이터통신이 지난 1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임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황 CEO는 지난 5일 방한해 최태원 SK·구광모 LG·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고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을 방문,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양사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 CEO가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직접 소개한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키 약 1.8m에 무게 68kg, 전신 자유도 31도를 갖춘 개방형 표준 설계다.
본체는 중국 유니트리, 손은 싱가포르 샤파… 두뇌만 엔비디아
이번 레퍼런스 로봇은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H2 본체에 싱가포르 샤파(Sharpa)의 5지 촉각 손,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 컴퓨터를 결합한 구조다. 손의 자유도는 22도로, 전신과 합치면 75도에 이른다.
두뇌에 해당하는 젯슨 AGX 토르 T5000은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AI 성능 2070 FP4 테라플롭스에 통합 메모리 128GB를 갖췄으며, 15Ah 배터리로 약 3시간 작동한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황 CEO는 실물 로봇 대신 개방형 개발 플랫폼을 강조했고, 스탠퍼드대와 ETH취리히, UC샌디에이고, 앨런AI연구소(Ai2) 등이 이 설계를 연구에 쓰기로 했다. 출시는 2026년 하반기로, 유니트리를 통해 공급된다.
한국 부품사가 1차 구성에서 빠진 점은 분명한 한계로 읽힌다. 손과 본체, 칩이라는 핵심 세 축을 중국·싱가포르·미국이 나눠 가진 탓이다. 다만 협력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각) 익명의 엔비디아 임원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유니트리에 이어 미국·유럽·한국 로봇 업체들과도 연구용 휴머노이드 개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다만 임원들이 협력 대상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고, 계획이 확정 단계가 아니어서 익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 액추에이터·LG이노텍 센서, 2027~2028년 양산 채비
국내 부품사들은 엔비디아 레퍼런스 디자인과 별개로 이미 자체 경로로 휴머노이드 시장에 발을 들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세욱 현대모비스 상무는 당시 현지 인터뷰에서 "액추에이터에 이어 휴머노이드 관절 부품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액추에이터는 제어기 신호를 받아 관절을 움직이는 구동장치로, 휴머노이드 재료비의 50~60%를 차지하는 고부가 부품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결합한 복합 센싱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3월 LG이노텍 마곡R&D캠퍼스(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머노이드 부품 대규모 양산은 고객사 일정에 따라 2027년이나 2028년에 가능하다"며 "미국 내 유명 고객은 모두 우리와 하고 있고, 유럽권 고객과도 최근 CES에서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LG그룹은 LG전자(액추에이터)·LG이노텍(센서)·로보스타(로봇)로 이어지는 계열 밸류체인을 갖췄다. LG전자는 CES 2026에서 로봇 구동장치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액시엄(LG Actuator Axium)'을 공개하며 부품 사업을 구체화했다.
한국 진입의 진짜 벽은 일본 감속기
진입을 가로막는 현실의 벽은 감속기다. 인텔마켓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보면, 로봇 관절의 정밀 감속기 고정밀 분야는 일본 하모닉드라이브(Harmonic Drive)와 나브테스코(Nabtesco)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한국 부품사들이 액추에이터 모듈을 만들어도 핵심 감속기는 일본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모터·센서·제어기를 묶어 모듈 단위로 공급하는 통합 역량에서 활로를 찾되, 감속기 내재화라는 숙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셈이다.
방한 회동 열기 vs 사업화 시점… 냉정한 시각도
젠슨 황 CEO의 방한이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황 CEO는 지난 5일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해 "로봇이 한국의 다음 주요 성장 섹터가 될 것"이라며 "몇 가지 서프라이즈가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LG·현대차·SK·네이버 경영진과 만나 LG전자 클로이드(CLOiD) 홈 로봇, 현대차 아틀라스 등 피지컬 AI 협력을 논의했다. 클로이드는 CES 2026에서 엔비디아 젯슨 토르 칩과 아이작 플랫폼을 적용해 공개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코스모스(Cosmos) 플랫폼으로 로보틱스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LG전자·두산 로보틱스를 공식 소개했다. 한국 부품사 처지에서 보면 젯슨 토르 칩은 현대차·현대모비스와, RTX 스파크는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와 맞닿아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엔비디아 수혜를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해 해석했다면, 이번 방한은 그 수혜 범위가 AI 서버를 넘어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으로 넓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기대만 앞선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딜사이트는 지난 5일(현지시각) "LG전자와 엔비디아의 로봇 협력은 플랫폼 도입과 공동 연구개발 단계에 집중돼 있어 상용화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회동의 열기와 부품 양산의 실제 일정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황 CEO의 방한에서 GR00T 생태계로 한국 부품사가 진입하는 구체적 협력안이 나오는지가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로 남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