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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자산 9.7% 급증… ‘부의 양극화’ 심화하는 글로벌 부자 지도

글로벌 증시 활황에 자산가 200만 명 늘어
초고액 자산가와 일반 백만장자 간 격차는 갈수록 확대
전 세계 백만장자(투자가능 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유자) 인구는 전년 대비 7.9% 늘어난 25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백만장자(투자가능 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유자) 인구는 전년 대비 7.9% 늘어난 25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기록적인 상승장을 구가하며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 인구가 250만 명 가까이 급증, ‘부의 양극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Capgemini)가 발표한 ‘2025 세계 부 보고서(World Wealt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투자가능 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유자) 인구는 전년 대비 7.9% 늘어난 25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총자산 역시 8.7% 증가한 98조 3000억 달러(약 15경 3249조 원)를 기록하며 최근 5년 사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1%의 초부유층이 독식하는 부의 흐름


눈에 띄는 점은 자산 규모에 따른 성장 속도의 차이다. 보고서는 백만장자 내부에서도 ‘초고액 자산가(UHNWI, 자산 3,000만 달러 이상 보유자)’의 성장세가 일반 백만장자를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초고액 자산가 인구는 9.4% 증가한 25만 명을 기록했고, 이들의 보유 자산도 9.7% 급증했다.

전체 백만장자 중 상위 1%에 불과한 이들이 전체 자산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가레스 윌슨 캡제미니 글로벌 뱅킹 부문 대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초고액 자산가들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이나 프라이빗 마켓, 헤지펀드 등 고수익 투자처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투자 격차’가 부의 양극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 활황이 이끈 ‘위험 선호’ 심리

부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의 강세장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백만장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주식 비중이 2024년 22%에서 지난해 25%로 확대됐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현금 보유 비중은 26%에서 24%로 줄었고, 대체 투자 비중 역시 15%에서 12%로 하락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최근 3년간 이어진 강세장 속에서 투자자들이 손실에 대한 두려움보다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더 크게 느끼는 ‘포모(FOMO) 현상’이 부유층 투자자 사이에서도 팽배해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윌슨 대표는 “에너지 넘치는 증시 성과가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부유층 투자자들이 상승장의 흐름을 쫓아 더 공격적인 자산 배분을 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자산 관리 방식… ‘원스톱’에서 ‘멀티 소싱’으로


자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를 관리하는 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한두 곳의 대형 금융사에 자산 관리를 전적으로 맡기던 관행은 점차 힘을 잃는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백만장자의 25%가 현재 4~6개의 자산 관리 회사를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부유층의 ‘금융 소비 패턴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자산 규모가 100만~500만 달러 수준인 초기 부유층은 로보어드바이저 등 자동화 플랫폼을 선호하는 반면, 500만~1억 달러 규모의 중견 부유층은 기존 전통 은행보다 등록투자자문사(RIA)를, 1억 달러 이상의 최상위 부유층은 자체 패밀리 오피스를 설립하여 관리하는 양극화된 서비스 이용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산 관리 시장의 승자는 단순한 수익률 제시를 넘어, 고객의 복잡하고 개인화된 요구를 얼마나 정교하게 파악하여 서비스하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윌슨 대표는 “단순한 투자 지침을 넘어 고객의 삶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리자만이 부유층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고객이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고도의 개인화된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이 자산 관리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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