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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뉴욕증시 느닷없는 반도체 발작(Tantrum) "4가지 불길한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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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박사

뉴욕증시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례없는 변동성 확대와 마주하며 이른바 '발작(Tantrum)' 현상을 겪고 있다. 한국 증시 코스피와 코스닥에 이어 뉴욕증시마저 급격한 동반 하락세를 연출했다. 시장의 공포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변동성지수(VIX)가 단하루 만에 39.68% 급증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26% 하락하는 등 자산 시장 전반에 단기적인 충격파가 전달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붐을 견인하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3.25%)와 엔비디아(-6.20%) 등 주도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하락을 시장의 완전한 붕괴나 대공황의 서막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비관론이다. 오히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증시가 거시경제 지표 및 대형 이벤트와 맞물려 겪는 '일시적인 기술적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조심하고 점검해야 하는지 그 4가지 불길한 신호의 실체를 냉정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시장의 기대를 빗겨간 미국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 과열' 신호다. 미국 5월 신규 일자리는 시장 예상치인 10만 명을 크게 상회하는 17x 2,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4.3%로 완전 고용 수준을 유지했다. 보통 고용 호조는 실물 경기의 탄탄함을 증명하는 호재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고대하던 자산 시장에는 일시적인 브레이크로 작용했다. 경제학적으로 물가 통제와 고용 안정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고용 시장이 이토록 뜨겁다면 연준이 굳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내릴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긴축 완화 시점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며 지수를 누르는 첫 번째 원인이 되었다. 경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너무 좋아서 생긴 패러독스인 만큼, 금리 인하 타이밍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매매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고용 지표에 연동되어 단기 급등한 '미국 국채 금리의 5% 돌파' 현상이다. 깜짝 고용 호조가 발표되자마자 채권 시장의 실질 조달 비용과 직결되는 핵심 국채 금리가 수직 상승하며 마의 고지인 5%를 넘어섰다. 국채는 국가가 보도나지 않는 한 원리금이 보장되는 대표적인 무위험 자산이다. 안전 자산의 수익률이 5%에 달하게 되면, 투자자들로서는 위험을 감수하며 주식이나 가상화폐 같은 변동성 자산에 무리하게 베팅할 유인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특히 미래 기대 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받는 IT·AI·반도체 기술주들은 시중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높아져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게 된다. 금리 상승 압박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레버리지(부채)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낙관론을 잠시 접고,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는 방어적 태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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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초대형 수급 교란 요인으로 등장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리스크'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12일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시장 유입 자금 규모는 최소 15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역사상 유례없는 대어(大魚)가 증시에 등장하면서,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과 자산가들이 공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에 보유하던 빅테크 주식과 가상자산을 일부 매도하는 '단기 자금 이동' 현상이 발생했다. 더욱이 IPO 신고서를 통해 스페이스X가 우주선 및 AI 투자로 인해 올해 약 8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실적이 공개되면서 수급 불안을 자극했다. 장기적으로는 우주항공 산업의 확장을 이끌 호재가 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현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상기 이벤트가 마무리되고 패시브 자금의 재편이 완료될 때까지는 무모한 추격 매수를 조심해야 한다.

네째, AI 생태계의 중심축인 '브로드컴(Broadcom)의 가이드라인 동결 쇼크'다. 브로드컴의 2분기 매출은 48% 증가했고, AI 매출은 143% 폭발하는 등 펀더멘털 자체는 완벽에 가까운 어닝 서프라이즈를 증명했다. 그러나 훅탄(Hock Tan) CEO가 콘퍼런스 콜에서 2027년까지의 AI 반도체 매출 목표치를 기존 수준(100억 달러)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시장은 가파른 목표치 상향을 기대했으나 목표가 그대로 유지되자, 단기 폭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여기에 차세대 AI 네트워크 비중 축소나 단순 칩 공급 집중 전략 등이 언급되며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잠시 조절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망세가 확산되었다. AI 산업의 대세적 흐름이 꺾인 것은 결코 아니지만, 시장의 과열된 기대감과 실제 기업의 가이드라인 사이에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준 변곡점이다

이번 뉴욕증시의 폭락은 인공지능 버블의 붕괴나 경제 대공황으로 이어지는 거대 악재라기보다는 과열되었던 시장이 거시경제 긴축 압박과 초대형 IPO라는 수급 이벤트 속에서 겪는 조정일 수 있다.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반전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낙관하기도 이르다. 4가지 신호 모두 자칫하면 대폭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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