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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中, EU ‘유럽판 301조’ 추진에 단호한 보복 경고

EU 집행위 “무역 불균형 지속 불가능”… 6월 정상회의서 ‘위험 제거’ 권고안 발표 예정
‘위안화 저평가·자동차·청정 에너지’ 저격할 신무기 장착… 작년 대중 적자 3,600억 유로 폭등
中 “차별적 일방주의엔 강력 맞대응… 다만 대화·투자 협의 채널은 가동 중” 실리주의 양면전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판 301조’ 등 파격적인 경제 안보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중국이 전면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판 301조’ 등 파격적인 경제 안보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중국이 전면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포격 관세 장벽을 쌓아 올린 데 이어, 유럽연합(EU)마저 중국과의 가혹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판 301조’ 등 파격적인 경제 안보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중국 당국이 전면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하며 정면충돌했다.
서방 진역이 ‘위험 제거(디리스킹)’라는 명분 아래 대륙의 과잉 생산 가치사슬을 조여오자, 중국 역시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한 무차별적 배수진을 치는 형국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이 일방적으로 새로운 무역 제한 수단을 도입하고 차별적인 장벽을 부과하려 든다면, 중국은 단호히 보복하고 자국 기업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차대조표상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전격 선언했다.

“지속 불가능한 대중 적자”... EU, ‘유럽판 301조’ 장착 예고


유럽 통상팀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회의의 핵심 마일스톤은 중국의 가혹한 물량 공세로 인해 붕괴 위험에 직면한 유럽 산업계의 안보 방어선 구축이었다.

EU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의 상품 무역 적자는 무려 3,600억 유로(미화 약 4,2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이는 2024년의 3,120억 유로에서 불과 1년 만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로, 브뤼셀 당국이 “현재의 무역·투자 대차대조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비명을 지르는 근거가 됐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오는 6월 18일과 19일 양일간 개최되는 유럽이사회 정상회의 무대에서 EU 정상들을 대상으로 중국의 과잉 생산 압박을 제어할 구체적인 경제 안보 권고안을 전격 발표한다.

유럽 정계와 싱크탱크인 유럽개혁센터(CER)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와 유사한 강력한 독자 조사·보복 기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유럽형 301조’ 신무기가 도입되면 브뤼셀은 중국의 비공식적인 위안화 저평가 왜곡 조작은 물론, 유럽 자산시장의 취약 부문인 ▲전기 자동차 ▲화학 제품 ▲청정 에너지(태양광·풍력) 생태계를 타깃으로 삼아 유연하고 정밀한 타격을 가할 수 있게 된다.

CER 보고서는 “유럽은 중국의 보복 성벽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자체 제한을 가해야 한다”며 “베이징 역시 거대한 유럽 시장의 접근권을 완벽히 상실하는 파산 위험을 감수할 순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외교부 “위험 완화는 보호무역주의의 다른 이름일 뿐” 비판


중국의 안보 사령탑은 서방 진영이 무역 불균형이라는 자의적 수치를 앞세워 대륙의 하이테크 수출 가치사슬을 인위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EU는 서비스 무역, 유럽 기업들이 중국에서 거두는 막대한 투자 수익과 이익 흐름, 그리고 유럽 블록 스스로 가하고 있는 대중 첨단 기술 수출 제한 규정은 쏙 빼놓은 채 오직 상품 수입 수치만 선택적으로 왜곡해 불균형을 주장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녀는 “‘위험 완화(디리스킹)’나 ‘의존도 감소’라는 화려한 수사는 본질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성벽을 쌓기 위한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며 가혹한 규율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싸우면서 대화하는 실리주의 양면전… 무역·투자 협의체 설립 모색


다만, 중국 상무부는 가혹한 보복 천명 속에서도 서방 자본과의 파국을 막기 위한 실리주의적 소통 통로는 열어두는 세련된 양면전술을 구사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과 EU 간의 공식 외교 소통 채널은 변함없이 정상 가동 중이며, 양측이 관련 마찰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전개하고자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양국 통상팀이 가치사슬 균열을 막기 위한 ‘새로운 무역 및 투자 협의 메커니즘’의 공식 설립을 물밑에서 긴밀히 모색 중이라는 팩트도 기습 공개했다. 구체적인 지분 구조나 타임라인 등 세부 사항은 보안에 부쳐졌으나, 전면전으로 가기 전 대차대조표를 조율할 협상 테이블은 남겨두겠다는 영리한 책략이다.

자산운용사 거시경제 전문가는 “중국 국무원이 2.2조 달러 규모의 도시 재생으로 방어선을 치고 알리바바 AI가 탑5를 차지하는 등 대륙의 제조·테크 자강론이 거센 시점”이라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DFC의 장부 한도를 2,050억 달러로 풀고 호르무즈 해협 위기를 무기화해 글로벌 원가 대차대조표를 교란하자, EU 역시 대중 적자 3,600억 유로의 족쇄를 풀기 위해 ‘유럽판 301조’라는 거대 규제 방패를 들고 참전한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6월 폰데어 라이엔의 권고안 발표 전 ‘단호한 보복’이라는 안보 으름장과 ‘투자 협의체 신설’이라는 실리적 당근을 동시에 던진 것은, 서방의 규제 동맹이 완벽히 결착되기 전에 유럽차 및 청정 에너지 공급망의 목줄을 흔들어 양자 타협을 이끌어내겠다는 철저한 실리주의적 통상 도박”이라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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