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 ‘존재적 위협’ 발언 후폭풍… 美·中 무역전쟁 휴전 무기, 이제 도쿄 정조준
미쓰비시·가와사키 등 20개 사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 등판… 3월 영구자석 출하량 27% 급감
공급 제한 1년 지속 시 일본 GDP ‘7조 엔’ 증발 경고… 호주·베트남·심해 채굴 다각화 총력
미쓰비시·가와사키 등 20개 사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 등판… 3월 영구자석 출하량 27% 급감
공급 제한 1년 지속 시 일본 GDP ‘7조 엔’ 증발 경고… 호주·베트남·심해 채굴 다각화 총력
이미지 확대보기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안보 발언에 격노한 중국 당국이 일본 군수·산업 대기업들을 겨냥해 핵심 희토류 및 영구자석의 수출 빗장을 비공식적으로 걸어 잠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양국 간 고위급 상업·무역 채널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첨단 반도체와 자동차 가치사슬을 지탱하는 일본 제조업계는 사상 초유의 ‘자석 숏티지(부족)’ 공포에 직면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글로벌 금융 자산시장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평화주의 헌법 한계 하에서도 대만에 대한 가상의 공격은 일본의 존재적 위협이며 군사적 대응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공표한 이후 최악의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일본 군과 연계된 최종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상업·군사용 희토류 및 영구자석 수출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보복성 대차대조표를 찍어냈다.
2월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키 중공업, IHI 자회사 등 일본 핵심 방산·인프라 기업 20개 사를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명단)에 올리고, 추가 20개 사를 감시 목록에 등재하며 가혹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류 공급망 말라붙는다… 영구자석 출하량 9개월 만에 ‘최저치’
중국 정부는 “법률에 의거한 민간용 허가 절차일 뿐”이라며 공식적인 금지령을 부인하고 있으나, 실물 통계상 일본행 물류 라인은 이미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중국 세관 수치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으로 향한 중국산 영구 자석 출하량은 18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급감하며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량을 기록했다. 4월 역시 189톤 선적에 그쳐 바닥권을 기어 다니고 있다.
일본 현지 산업계의 비명은 커지고 있다. 한 반도체 제조 장비 제조업체는 11월 이후 중국산 희토류 자석을 단 1톤도 수입하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5G 기지국과 차세대 AI 데이터 센터의 광학 절연기에 필수적인 ‘패러데이 로테이터’ 공급사인 그라놉트(Granopt)는 기판 공급업체가 중국산 희토류 조달에 실패하면서 지난 1월 전격 생산 중단 사태를 맞았다.
시노다 쿠니히코 도쿄 국립정책연구소(GRIPS) 교수는 “희토류 등 중요 광물 분야에서 중국의 수출 통제 및 허가 절차가 이전보다 지극히 불투명해졌다”며 “이들의 중밀도 희토류 공급망에 작은 균열이라도 생기면 일본의 경제 안보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주 쑤저우 APEC 무역장관 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중국 왕원타오 상무부 장관은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무역상과의 공식 양자 회담을 노골적으로 회피하며 냉랭한 기류를 유지했다.
“1년 끊기면 GDP 7조 엔 증발”... 자동차·운송 기계 17.6% 타격
일본 경제계가 이토록 경악하는 이유는 희토류 가치사슬 붕괴가 가져올 천문학적인 비용 규율 때문이다.
다이와연구소의 아키모토 코키 경제학자는 대차대조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희토류 수입이 전면 중단되고 부품 공급 제한이 1년간 지속될 경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약 1.3%인 7조 엔( 약 6,600억 원)이 즉각 공중분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만약 희토류를 넘어 다른 주요 안보 광물까지 중국 통제선에 묶일 경우 일본 GDP는 최대 3.2%(약 18조 엔)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가혹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일본 제조업의 GDP 기여도가 5% 이상 깎여 나갈 것이며, 특히 일본의 심장인 운송 기계 및 자동차 산업은 최대 17.6%까지 제조 능력이 급감하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더욱이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령으로 원유 공급줄까지 위협받는 최악의 매크로 역풍 속에서, 도쿄 당국은 독자 생존을 위한 다각화 책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호주 라이나스 연대·베트남 손잡고 ‘미나미토리시마 2030 심해 채굴’ 올인
일본은 지난 2010년 댜오위도(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의 비공식 희토류 제한 조치를 겪은 이후, 중국산 수입 비중을 기존 90% 이상에서 2024년 62.9%까지 눈물겹게 낮춰왔다.
그러나 고성능 자성 소재와 중질 희토류의 원천 정제 가치사슬만큼은 여전히 전 세계 생산 능력의 90%를 틀어쥔 중국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
일본은 다급히 동맹국들과의 ‘광물 쇠사슬 연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중요 광물 협력 기본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3월에는 브라질과 공급 협력을 강화했다. 5월에는 대규모 매장량을 보유한 베트남과 자원망 강화를 약속했다.
스티븐 네이지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도쿄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대안 파트너는 호주의 희토류 거두 라이나스(Lynas)”라고 짚었다.
라이나스는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현지 소재 공장의 운영 허가를 10년 연장받는 데 성공하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희토류 수요의 3분의 1을 책임질 방어선을 구축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영토 내 자급자족을 위해 미나미토리시마 섬 인근의 심해 희토류 진흙 추출 공정을 오는 2030년까지 상업화하겠다는 세계 최초의 심해 시험 채굴 프로젝트에 가혹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데이비드 아브라함 쓰리레그드캐피탈(Three Legged Capital) 이사는 “일본 정부가 중요 광물을 17개 위기관리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10년 치 비축 및 대체품 개발에 올인하고 있으나, 현재의 선택지로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당장 구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노기모리 미노루 일본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 외부에서 새로운 정유 및 정제 기술 공정을 확보하는 이 모든 조치는 결코 1~2년 단기 내에 달성될 수 없다”며 냉정하게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