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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폴란드·독일 파병 동시 중단…"뺨을 때린 것" 공화당도 폭발

헤그세스 메모 한 장에 4000명 이동 중단…NATO 내부 20분 사전통보 충격
공화·민주 초당적 반발에도 "5000명보다 더 줄일 것"…키이우 최대 공습 속 역주행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5월 12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합참 지시 메모 한 장이 4000명 규모 기갑여단의 폴란드 전개를 중단시키면서 NATO 동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같은 당 공화당 의원들까지 격렬한 반발에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5월 12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합참 지시 메모 한 장이 4000명 규모 기갑여단의 폴란드 전개를 중단시키면서 NATO 동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같은 당 공화당 의원들까지 격렬한 반발에 나섰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폴란드와 독일로 향하던 미 육군 전개를 전격 중단하며 유럽 주둔 미군 5000명 감축에 본격 착수했다. 일부 장비가 이미 유럽 항구에 도착한 상태에서 내려진 이 결정은 NATO 동맹국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같은 당 공화당 의원들까지 폭발적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P통신과 폴리티코는 15일(현지 시각) 미 국방부가 폴란드와 독일로 예정됐던 복수의 병력 전개를 취소하면서 유럽 주둔군 감축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미 국방 당국자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이 합동참모본부에 유럽 내 여단전투단 이동을 지시하는 메모를 전달했으며, 어느 부대를 선택할지는 군 지도부에 맡겼다. 그 결과 미 육군 제1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여단전투단(2nd ABCT·블랙잭 여단) 약 4,000명의 폴란드 전개가 이번 주 취소됐다. 동시에 장거리 로켓·미사일 운용 대대의 독일 배치 계획도 함께 중단됐다.

"20분 전 통보, 공항 직전 중단"…군 내부도 충격


이번 결정의 파격성은 절차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유럽 주둔 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폴란드 배치 취소 관련 회의는 20분 사전 통보 후 소집됐다. 일부 병력은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이동 중단 명령을 받았으며, 부대의 장비 대부분은 이미 유럽 항구에 도착해 대기 중인 상태였다.
군 수뇌부도 이 결정에 사실상 당혹감을 드러냈다. 댄 드리스콜(Dan Driscoll) 육군장관과 크리스토퍼 라네브(Christopher LaNeve) 육군참모총장 대행은 15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결정은 비교적 최근, 아마 지난 2주 내에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라네브 참모총장 대행은 헤그세스 국방장관실이 알렉서스 그린케위치(Alexus Grynkewich) 유럽사령관에게 병력 감축을 지시한 뒤 자신이 협의를 통해 어느 부대가 전개를 중단할지 결정했다고 밝혔다. 드리스콜 장관은 "이것은 숨기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구체적 취소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는 "예상치 못한 막판 결정이 아니다"라는 국방부 대변인 조엘 발데스(Joel Valdez)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으로, 오스틴 스콧(Austin Scott·공화·조지아) 하원의원은 "두 증언이 어떻게 동시에 사실일 수 있나"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공화 "폴란드 뺨 때렸다"·민주 "전략이 뭐냐"…초당적 분노


의회 반응은 초당적 분노로 집약됐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Don Bacon·네브래스카) 의원은 "이것은 폴란드에 뺨을 때린 것이고, 발트 국가들에 뺨을 때린 것이며, 이 위원회에 뺨을 때린 것"이라고 격렬히 비판했다. 그는 폴란드 관계자들이 "완전히 허를 찔렸다(blindsided)"고 전했으며, 이 결정을 "미국의 수치"라고 규정했다. 하원 군사위원장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공화·앨라배마) 의원은 "의회와 법정 협의조차 없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지만, 논의되는 내용이 몹시 불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Adam Smith·워싱턴) 군사위 간사는 육군 수뇌부에 "당신들이 들은 답은 '시키니까 했다'뿐인데, 왜 그런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전략이 있다면 의회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국방부가 공개적으로는 "폴란드가 아닌 독일 감축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지만, 폴란드 정부 역시 내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폴란드 현재 미군은 대부분 순환 배치로 약 1만 명, 상시 주둔은 약 300명에 불과하다. 도날트 투스크(Donald Tusk) 폴란드 총리는 "이번 결정은 물류적 성격"이라는 미국의 해명을 전달받았다고 밝혔으나, 안보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감축이 완료되면 유럽 내 미군 규모는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전 수준으로 후퇴한다. 러시아가 바로 이 주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4년 전쟁 중 가장 치명적인 공습 가운데 하나를 감행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벤 호지스(Ben Hodges) 전 유럽주둔 미 육군사령관은 "이번 조치는 미국이 동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움직인다는 인식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동맹 결속과 미국 방산 신뢰까지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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