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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공포에 금리 인상론 재부각…달러화 가치 2개월 만에 최고치 폭등

환율 시장 대격변…중동 리스크·고금리 장기화에 '킹달러' 귀환, 유로·파운드 추락
"올해 연준 금리 올린다" 시장 예측 급반전…美 국채·기술주로 글로벌 자금 쏠림 심화
중동 전쟁 직격탄 맞은 유럽, 유로화 약세 심화…영국 정국 불안에 파운드화도 한 달 만에 최저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로 나타나면서 달러화는 2개월여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로 나타나면서 달러화는 2개월여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사진=로이터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고금리 우려가 맞물리면서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다시 시장을 지배하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이번 주에만 1.2% 급등하며 지난 3월 6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 상승률 기준으로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주 연이어 발표된 두 건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채권 시장을 뒤흔들었고, 연준 내부에서도 미국이 현재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통화 완화 정책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이제 올해 안에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중동 리스크·인플레 복합 처방…안전자산 '달러'로 돈 몰린다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상승과 미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탈이 달러 강세를 지속해서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 트레이더들은 "중동 지역의 긴장 재고조로 유가가 다시 상승한 데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는 이란과의 전쟁이 다소 진정되더라도 달러화가 전쟁 이전 수준보다 강세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러화는 중동발 뉴스나 원유 선물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와 미국이 주요 석유 수출국이라는 구조적 이점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초 휴전 발표 당시 잠시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평화 협상 타결이 불투명해지면서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또 다른 외환 트레이더도 "전쟁이 계속되는 한 달러 강세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유가 상승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만큼 유로화나 파운드화 대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파운드화 일제히 추락…글로벌 IB "달러 공매도·캐리 트레이드 적기"

반면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 경제는 침체 우려가 깊어지며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부각되면서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리서치 및 미디어 기업 스펙트라 마켓츠(Spectra Markets)는"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지금이 유로화를 달러 대비 공매도(숏)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JP모건 체이스의 통화 전략가들 역시 1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화에 대한 달러 대비 약세 전망을 내놓았으며, RBC 캐피털 마켓츠도 단기적으로 달러가 유로화와 스위스 프랑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달러화를 매력적인 '고수익 통화'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G-10 외환 연구 책임자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은 외환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로 빌려 대출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것)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글로벌 자금이 미국 국채와 기술주로 계속 유입되면서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설상가상으로 국내 정치적 불안정까지 겹치며 비상이 걸렸다. 노동당 소속 앤디 번햄 맨체스터 시장이 의회 출마 자격을 확보하며 키어 스타머 총리에 대한 도전 가시권에 들어서자, 향후 재정 지출 확대로 인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 이 영향으로 파운드화 가치는 15일 기준 한 달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트레이더들 '달러 강세'에 베팅…추가 상승 여력 충분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는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수록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독주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석 통화 전략가 역시 "이란 분쟁 이후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타국에 비해 가파르게 올랐고, 유로존의 성장이 미국보다 더 크게 꺾였다"며 현재 달러화 가치가 금리 변동폭에 비해 오히려 뒤처져 있어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옵션 시장에서도 트레이더들이 달러 강세 쪽에 포지션을 대거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장기 전망에 대한 투자 심리는 약 5주 만에 가장 낙관적인 수준을 기록하며, 지난 3월 말 기록했던 1년 만의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한 포지션 데이터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등 투기적 외환 거래자들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발 빠르게 미국 달러화 매수세로 돌아섰으며 5월 중순까지도 이 같은 긍정적인 상방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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