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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자본, 유럽 전차 패권 흔든다… K-방산 '납기 우위' 무너질까

포탄으로 돈 번 CSG, 레오파르트2 제조사 공습… ‘속도’ 장착한 유럽 기갑부대 경보
성사 여부보다 무서운 ‘블록 통합’ 신호… “수출 전선, 속도전 넘어 생태계 전쟁으로”
K-2 전차, ‘한국식 유럽화’ 성공이 관건… 폴란드 현지 생산 속도가 향후 10년 결정
유럽 지상 무기체계의 상징이자 '레오파르트 2' 전차의 제조사인 독·프 합작법인 'KNDS'를 향해 체코의 신흥 방산 거물 체코슬로바키아그룹(CSG)이 인수 제안이라는 폭탄을 던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지상 무기체계의 상징이자 '레오파르트 2' 전차의 제조사인 독·프 합작법인 'KNDS'를 향해 체코의 신흥 방산 거물 체코슬로바키아그룹(CSG)이 인수 제안이라는 폭탄을 던졌다. 사진=로이터

유럽 지상 무기체계의 상징이자 '레오파르트 2' 전차의 제조사인 독·프 합작법인 'KNDS'를 향해 체코의 신흥 방산 거물 체코슬로바키아그룹(CSG)이 인수 제안이라는 폭탄을 던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탄약 공급망을 장악하며 막대한 부를 쌓은 체코 자본이 유럽 전차 패권까지 넘보면서, 그간 '빠른 납기''가성비'를 무기로 동유럽을 공략하던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에 강력한 경고등이 켜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3(현지시각) "체코 최대 군수기업 CSGKNDS 지분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라고 보도했다. KNDS는 현재 기업가치 최대 200억 유로(349400억 원) 규모로 7월 초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제안은 단순 투자를 넘어, 정체된 유럽 방산에 '체코식 속도'를 이식해 K-방산의 독주를 막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치 빗장 높지만… 자본 기반 통합이 주는 섬뜩한 시그널


냉정하게 볼 때 이번 인수의 최종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KNDS는 독일의 차세대 전차(MGCS) 사업을 주도하는 전략 자산이며, 독일 가족 기업과 프랑스 정부가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 독일 야당인 기독민주연합(CDU)과 프랑스 엘리제궁의 국가 통제 의지를 고려할 때, 외국 자본의 경영권 개입은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그러나 시장이 읽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간 독·프 양국의 정치적 갈등과 관료주의로 인해 '레오파르트 2'의 납기가 계약 후 5년 이상 소요되던 고질적 병폐를 '자본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K-2 전차가 계약 후 불과 수개월 만에 초도 물량을 인도하며 세운 '속도전'의 신화가, 체코의 자본과 실행력을 장착한 유럽 연합군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탄약·정비·플랫폼… CSG가 그리는 유럽형 군수 생태계의 위협


CSG의 진짜 무기는 현금이 아닌 '수직 계열화'된 군수 생태계다. CSG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포탄의 핵심 공급처이며, 구소련 장비의 현대화와 정비(MRO) 네트워크를 동유럽 전역에 보유하고 있다.

CSGKNDS의 지분을 확보해 전차 플랫폼 기술까지 손에 넣으면 '탄약-정비-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군수 고리를 완성한다.

유럽 국가들이 K-2를 선택할 때 가장 주저하는 요인은 NATO 표준과의 완벽한 호환성 및 기존 부품망(Leopard 패밀리)과의 분리다. CSG가 주도하는 유럽 기갑 생태계가 구축되면 K-방산은 '외물(外物)'로 간주되어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방산컨설팅 관계자는 "지금까지가 성능과 납기 위주의 '속도전'이었다면, 이제는 플랫폼을 둘러싼 '블록전'의 시대"라며 "CSG의 등장은 파편화된 유럽 방산이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거대 블록으로 결집하는 신호탄"이라고 진단했다.

폴란드는 어디로 향하나… K-방산, ‘한국식 유럽화가 생존 열쇠


승부처는 유럽 재무장의 핵심국이자 K-방산의 최대 교두보인 폴란드다. 폴란드는 현재 한국의 기술을 전수받아 K-2PL(폴란드형 전차)의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조립 생산을 넘어 '유럽 내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느냐가 향후 10년의 판도를 결정한다.

체코 자본의 공세를 꺾고 K-방산의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체적인 대응 시나리오가 가동되어야 한다
첫째, 폴란드 생산기지 조기 가동이다. CSG-KNDS 연합이 정비 효율성을 높이기 전, 폴란드를 거점으로 한 K-방산의 MRO 허브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 기반 신뢰 확보다. 레오파르트 2의 생산 대기 기간이 여전히 4~6년에 달하는 반면, K-2는 확정된 공급망을 통해 1~2년 내 인도가 가능하다는 수치상의 우위를 점유율로 치환해야 한다.

셋째, 정치적 동맹 강화다. 무기 판매를 넘어 정부 간 국방·안보 협력을 강화해 '한국산 무기체계 = NATO의 핵심 축'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야 한다.

유럽 전차 시장의 질서가 재편되는 지금, K-방산은 '이방인'에서 '내부자'로 변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체코 자본의 공습은 위기인 동시에, 우리가 구축할 '한국-폴란드-루마니아' 기갑 동맹의 결속력을 시험할 절호의 기회다. K-방산의 진정한 글로벌 강자 등극 여부는 바로 이 '블록 통합'의 파고를 어떻게 넘느냐에 달려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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