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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프 '전차 동맹' 깨졌다… 11조 루마니아 잭팟, K-2 '폴란드 우회로'로 공략

루마니아 5월 9일 의회에 216대 도입 요청서 제출… 65억 유로 계약 카운트다운
폴란드 이어 동유럽 K-2 기갑 회랑 현실화, 현대로템 1분기 영업익 24% 급증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달 9일 자국 의회에 주력전차 216대와 지원차량 76대 도입 사업의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업비는 65억 유로에 달한다. 의회 승인이 떨어지는 즉시 공식 입찰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달 9일 자국 의회에 주력전차 216대와 지원차량 76대 도입 사업의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업비는 65억 유로에 달한다. 의회 승인이 떨어지는 즉시 공식 입찰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다. 이미지=제미나이3
독일이 레오파르트3를 만들겠다고 나선 순간, MGCS는 사실상 끝났다.
디펜스뉴스(Defense News)는 지난 49(현지시각), 프랑스 국방장관 카트린 보트랑이 의회 청문회에서 독일의 레오파르트3 독자 개발 프로그램 착수가 MGCS10년 이상 지연시킨 직접 원인이라고 공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공동 방위를 상징하던 독·프 차세대 전차(MGCS) 사업의 균열이 공식화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공백 속으로, K-2 흑표 전차가 파고들었다.

루마니아 전차 사업 경쟁 구도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루마니아 전차 사업 경쟁 구도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레오파르트3 때문"… 프랑스가 공식 폭로한 MGCS의 민낯


MGCS 사업은 당초 예정보다 약 10년이 지연됐으며, 프랑스 레클레르 전차의 수명이 2038년께 다하는데 MGCS 전력화는 아무리 빨라도 2040년대 초반이 돼야 가능한 상황이다. 보트랑 장관은 "레클레르는 2040년까지 버틸 수 있지만 MGCS에는 앞으로 10년이 더 걸린다""중간 교량 전차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파리는 현재 KNDS 기반의 플랫폼에 프랑스산 포탑을 결합하는 임시 전차를 검토 중이며, 이 차량을 MGCS'마지막 구형 전차'가 아닌 '차세대 시스템의 첫 번째 기반'으로 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술적 갈등도 여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라인메탈은 130mm 활강포를 고집하는 반면, KNDS 프랑스는 120~140mm 가변형 주포 'ASCALON' 시스템을 밀고 있어 주포 구경 선택을 두고 수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KNDS, 라인메탈, 탈레스가 공동 설립한 'MGCS 프로젝트 컴퍼니'2029년까지 기술 시연 1단계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제품 납품은 2030년 목표이고, 초도 전력화는 2040~2045년으로 밀린 상태다. 러시아 위협에 직면한 동유럽 국가들이 그 시간을 기다릴 여유는 없다.

루마니아, 59일 의회에 216대 도입 요청서 제출… K-2·레오파르트 최종 격돌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달 9일 자국 의회에 주력전차 216대와 지원차량 76대 도입 사업의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업비는 65억 유로(112900억 원)에 달한다. 의회 승인이 떨어지는 즉시 공식 입찰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다.
경쟁 후보는 독일 KNDS의 레오파르트 2A8, 라인메탈의 KF51 판터, 그리고 한국 현대로템의 K-2EX3파전을 벌이고 있다. 루마니아 현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독일 제품이 다소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K-2EX는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 조건에서 두드러진 경쟁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루마니아 부참모총장 드라고쉬-두미트루 이아코브 중장도 지난 1IAV 2026 행사에서 '수개월 내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공식 언급했다.

관건은 EU 재원이다. 유럽연합의 공동 무기 조달 융자 제도 '세이프(SAFE)'는 루마니아에 최대 168억 유로(29조 원) 한도의 대출을 허용하지만, 부품의 65% 이상이 EU 회원국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독일산 레오파르트는 이 조건을 자동으로 충족하지만, 현대로템도 이미 대응 전략을 짜뒀다.

관건은 ‘EU 재원 활용의 문턱을 넘느냐다. 유럽연합의 공동 무기 조달 융자 제도인 세이프(SAFE)’는 루마니아에 최대 168억 유로(29조 원)라는 막대한 대출 한도를 제공하지만, ‘핵심 부품 65% 이상 EU 내 생산이라는 강력한 로컬 콘텐츠 조건을 내걸고 있다.

독일 레오파르트가 누리는 이 안방 이점을 깨기 위해 현대로템은 폴란드 부마르현지 생산카드를 꺼내 들었다. 폴란드에서 생산된 K2PL 물량이 EU() 부품 비율을 충족해 ‘Made in EU’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 루마니아는 독일 전차와 동일하게 EU 조달 자금을 활용해 K-2를 살 수 있게 된다. 독일이 가진 유일한 금융 장벽을 현지화 전략으로 정면 돌파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루마니아의 K-2 입찰제안요청서(RFP)가 연말 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로템의 20261분기 매출액은 1457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5.4%를 기록했다.

폴란드 허브에서 루마니아 현지 생산으로… '유럽 K-2 회랑' 설계도 완성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폴란드 방산 전문 매체 포르탈 오브론니(Portal Obronny) 등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현지 생산 모델인 K2PL 1호기를 20296월 폴란드군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로템은 2027년 말까지 폴란드 부마르(Bumar-Łabędy) 공장에 생산 설비를 반입하고, 2028년부터 라인을 가동한다는 타임라인을 공식화했다. 이 사장은 폴란드와의 파트너십을 "유럽 방산 생태계의 기반"이라고 정의했다.

폴란드를 EU 역내 생산 거점으로 삼아 세이프 융자의 부품 현지화 요건을 충족하면, 루마니아·슬로바키아 등 인접국 수주에서도 EU 조달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된다. 브레이킹디펜스(Breaking Defense)는 지난해 8"현대로템은 폴란드를 전차 생산·정비의 유럽 허브로 삼는다는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으며,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도 K-2 도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루마니아의 최종 선택이 여전히 열려 있고, 독일이 EU 세이프 융자를 활용한 레오파르트 패키지를 공격적으로 제시할 경우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금 현대로템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 루마니아 의회의 도입 예산 승인 여부다. 승인 시점이 올해 하반기 RFP 발행과 계약 추진 속도를 좌우한다. 둘째, EU 세이프 융자에서 비EU산 전차의 현지화 인정 범위다. 폴란드 공장 생산 비율이 65% 기준을 충족하느냐가 수주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셋째, MGCS 사업의 추가 공식 재조정 일정이다. ·프 양국이 일정표를 또 한 번 뒤로 미룰 경우, 동유럽 국가들의 대안 탐색은 한층 가속된다.

유럽 방산의 고질적 '주도권 다툼'이 만들어 낸 결정의 공백을, 한국의 생산력과 현지화 전략이 채우는 방식으로 전 세계 방산 지형이 바뀌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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