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트리·지위안 등 휴머노이드 공급 폭증에 수익성 붕괴…업체 15만3000곳 난립
화창베이 점포 90% 철수·오퍼레이터 한 명당 로봇 한 대 구조…"플랫폼화가 관건"
화창베이 점포 90% 철수·오퍼레이터 한 명당 로봇 한 대 구조…"플랫폼화가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나테크(新浪科技)가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초 휴머노이드 로봇 하루 대여료가 3만 위안(약 650만 원)을 호가하던 시장이 1년 새 3000위안(약 65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부 기본형 모델은 1000위안(약 21만 원) 밑으로까지 내려갔다.
이달 초 기준 관련 사업자가 15만3000곳에 이를 만큼 업체가 쏟아지면서,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상징처럼 통하던 대여 모델이 되레 중국 체화지능(具身智能) 산업의 취약 지점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등록된 로봇 대여 관련 업체는 3만8200곳으로, 전년 대비 55.7% 늘어 최근 10년 새 가장 많았다.
지위안로보틱스(智元机器人)가 지난해 12월 말 출범시킨 대여 플랫폼 징톈주(擎天租)에 이어 징둥닷컴(JD.com)이 올해 초 자체 대여 매장을 열었고, 완지이주(万机易租)·지스주(即时租) 등 후발 플랫폼도 줄줄이 등장했다.
춘절에 폭발한 수요…"행사 한 건에 로봇 여럿“
올해 설 연휴(음력 1월 1~7일)는 중국 로봇 대여 시장의 변곡점이 됐다. 시나테크가 인용한 징톈주 측 자료를 보면, 이 기간 플랫폼 주문량은 직전 달보다 약 70% 늘었고 누적 주문은 5000건을 넘었다.
징둥닷컴의 경우 올해 1월 로봇 대여 매출이 전월 대비 100% 이상 뛰었고, 설 연휴 주문은 1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징톈주 최고경영자(CEO) 리이옌(李一言)은 시나테크와 대화에서 "현재 수요는 상업 공연·개업 행사·관람객 안내 같은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돼 있고, 세계로봇대회와 로봇 격투 대회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이를 뒷받침한다"며 "최근에는 로봇견(四足机器人)을 산업단지 순찰, 치안·보안 점검, 공사 현장 계단 물자 이동에 쓰려는 수요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에 화창베이 점포 90% 철수"…수익성 벽에 부딪힌 업계
그러나 주문 증가의 이면에는 수익성 붕괴라는 그림자가 짙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일부 휴머노이드 로봇은 하루 1만 위안(약 216만 원) 이상에 대여됐지만, 올해 들어 평균 단가는 3000위안대로 주저앉았다.
시나테크 조사 결과 유니트리(宇树科技) 휴머노이드 G1은 하루 2500~3500위안, 댄싱 모델 U2는 약 4000위안, 로봇견은 400~500위안 선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선전 로봇 대여 집적지였던 화창베이(华强北) 일대는 지난해 하반기 가맹 점포의 90% 이상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항저우의 한 대여 업체 관계자는 시나테크에 "단순 임대만으로 남기는 이윤은 매우 얇고, 하루 단가는 주문을 끌어오기 위한 미끼에 가깝다"며 "실제 수익은 부가 서비스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비용 구조도 걸림돌이다. 현장 업계는 '로봇 한 대당 엔지니어 한 명'이 따라가는 체제가 일반적이어서, 인건비와 물류·정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미국 리서치 매체 헬로차이나테크(Hello China Tech)는 지난달 16일 분석에서 징둥닷컴 대여 매장에서 현장 엔지니어가 포함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가 1796위안부터 제시됐고, 로봇견은 하루 78위안까지 내려갔다며 12개월 새 가격이 80% 빠졌다고 진단했다
수요는 명절·상업 행사에 몰려 있어 3~4월, 7~8월 비수기에는 장비가 창고에서 놀 수밖에 없다는 점도 손익분기점 도달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 시장 파장…"부품·소프트웨어 공급망 기회"
중국발 단가 급락은 한국 로봇 업계에도 간접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2월 발간한 '산업 적용 단계로 진입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한국기업은 단기적으로 완제품 시장 진입보다 산업용 적용을 전제로 한 부품·모듈·시스템 단위 협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 진단했다.
삼일회계법인(PwC) 분석으로는 두산로보틱스·HD현대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한화로보틱스 등 국내 협동 로봇 업체들이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규모의 경제 미실현으로 지난해 말까지 실적 부진을 겪어 왔다
장기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9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이 최대 94% 늘어나고, 유니트리와 지위안(애지봇)이 출하량의 8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니트리는 올해 3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42억 위안(약 9100억 원) 규모 기업공개(IPO)를 신청했고, 플랫폼 징톈주 리리헝(李立恒) 공동 의장은 시나테크 인터뷰에서 "대규모 응용의 열쇠는 개별 프로젝트의 성공이 아니라 전국 단위로 지속 작동하는 서비스망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리이옌 CEO는 단가 조정을 두고 "초기 고가는 정보 비대칭에서 비롯된 것이고, 지금의 가격 하락은 주문 폭증과 맞물린 건강한 시장 조정"이라며 "연구개발(R&D)과 자산 운영 비용을 감안하면 합리적 임대 가격은 하루 5000위안(약 108만 원) 내외에서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로봇이 '일회성 퍼포먼스'를 넘어 산업 현장의 상시 수요로 자리 잡느냐가 중국 대여 시장의 옥석 가리기를 좌우할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