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유니트리 R1 휴머노이드 600만원대 알리 직판…로봇 대중화 분석

유통 거품 뺀 4370달러 파격가…테슬라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1위 정조준
2026년 2만 대 출하 목표·상하이 상장 추진…중국산 저가 로봇의 일상 침투 가속화
중국의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자사에서 가장 저렴한 휴머노이드 모델인 'R1'을 다음 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전격 출시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자사에서 가장 저렴한 휴머노이드 모델인 'R1'을 다음 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전격 출시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상상 속의 기술이 거실 문턱을 넘었다. SF 영화의 전유물이었던 인간형 로봇을 이제 스마트폰을 사듯 온라인 쇼핑몰에서 클릭 한 번으로 주문하는 시대가 실현된 것이다.

미국 기술 전문지 'AI 앤 로보틱스(AI and Robotics)'는 지난 9일(현지시각) 중국의 로봇 혁신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자사에서 가장 저렴한 휴머노이드 모델인 'R1'을 다음 주부터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전 세계 시장에 전격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600만 원대 '가격 파괴' 승부수…미국 로봇 산업 '긴장’


유니트리가 이번에 내놓은 전략의 핵심은 '압도적 가성비'와 '유통 구조의 단순화'다. R1 로봇의 중국 내 시작가는 2만 9900위안(한화 약 650만 원, 미화 약 4370달러)으로 책정됐다.

수억 원대를 호가하던 기존 미국산 휴머노이드 가격의 수십 분의 일 수준이다. 유니트리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브랜드+' 채널을 활용해 북미,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R1은 키 123cm, 무게 27kg의 제격을 갖춘 '스포츠 특화형' 로봇이다. 단순히 걷는 수준을 넘어 공중제비를 돌거나 바닥에서 스스로 일어나며,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에서도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트리는 이미 지난해 춘제 행사에서 16대의 로봇 군무를 통해 대량 양산 기술력을 전 세계에 증명한 바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유니트리의 압도적 물량 공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와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분석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지난해 5500대 이상의 로봇을 출하했다.

이는 테슬라(Tesla)나 피규어 AI 등 미국 경쟁사들이 연간 150대 내외를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30배가 넘는 수치다. 대량 생산을 통해 제작 단가를 파괴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모양새다.

9100억 원 규모 상장 추진…자본시장 '블랙홀' 부상


유니트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도권 자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최근 과학혁신판(스타마켓)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42억 위안(한화 약 9100억 원)의 대규모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 설명서에 드러난 재무 지표는 놀라운 수준이다. 유니트리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으며, 순이익도 6억 위안을 돌파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소 9조 1400억 원(42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니트리는 확보한 자금으로 연간 휴머노이드 7만 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할 방침이다.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안에 최대 2만 대 출하를 달성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로봇 산업이 연구 단계를 지나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진화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중국산 표준화' 경계령과 한국의 과제


유니트리와 애지봇(Agibot)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생산량의 80%를 점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기술 종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가형 하드웨어가 전 세계에 보급되면 중국산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가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알리익스프레스 판매 개시가 로봇 대중화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국내 로봇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고성능 하이엔드 로봇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압도적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개인용 로봇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도 성능 우위를 넘어선 원가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숙제"라고 지적했다.

유니트리의 이번 행보는 로봇이 공장을 나와 가전제품처럼 우리 일상에 스며드는 속도를 최소 5년 이상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65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는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특수 장비'가 아닌 일상의 '동반자'로 전환되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