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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지고 원전 뜬다” 폴란드 SMR·대형 원전 ‘쌍끌이’ 속도전

2030년까지 1500MW 확보… GE베르노바 SMR로 첨단 산업단지 ‘심장’ 돌린다
베우하토프 노조 “에너지 공백은 재앙” 투스크 총리에 ‘2차 원전’ 확정 압박
폴란드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자력 발전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기존 석탄 화력 발전 거점을 대형 원전 부지로 확정해달라는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자력 발전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기존 석탄 화력 발전 거점을 대형 원전 부지로 확정해달라는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폴란드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원자력 발전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기존 석탄 화력 발전 거점을 대형 원전 부지로 확정해달라는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한 에너지 주권 확보 의지와 맞물려 폴란드 에너지 지형을 완전히 재편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1500MWSMR 단지 조성… 산업 강국폴란드의 승부수


폴란드 산업개발청(ARP)과 오를렌 신토스 그린 에너지(OSGE)는 지난 16(현지시각) 스타로바 볼라 전략투자구역 내 SMR 건설 및 운영을 위한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에너지 시설 확충을 넘어 폴란드 주요 산업 단지에 안정적이고 저렴한 저탄소 에너지를 공급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핵심은 미국 GE 베르노바와 일본 히타치의 합작사인 GE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가 설계한 차세대 원자로 'BWRX-300'이다.

공급 규모는 2030년까지 최대 1500MW의 전력을 공급한다. 설비는 300MWBWRX-300 원자로를 최대 4기까지 건설한다. 입지는 약 1000헥타르(ha) 규모의 에어로 파크 스타로바 볼라 단지에 들어선다. 이곳은 수소,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첨단 산업이 집결하는 곳이다.

바르토미에이 바부시카 ARP 청장은 "SMR 기술은 폴란드 산업의 녹색 전환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며 "에너지 안보 확보는 물론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없다소리 높이는 베우하토프… 2차 대형 원전 압박


SMR이 미래형 전력망을 담당한다면, 기존 국가 전력망의 근간을 바꿀 대형 원전 사업을 둘러싼 갈등도 수면 위로 올랐다. 베우하토프, 투루프 등 폴란드 주요 에너지 지역 노동조합 30여 곳은 최근 도날트 투스크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베우하토프를 제2원전 부지로 조속히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 측이 조급함을 드러내는 이유는 에너지 단절(Energy Gap)’ 공포 때문이다.
우선 숙련 인력 유출 방지다. 석탄 발전소가 폐쇄될 경우 수만 명의 전문 인력이 흩어질 위험이 크다. 이들을 원전 건설 및 운영 인력으로 흡수해야 한다. 게다가 베우하토프는 이미 강력한 전력 송전망을 갖추고 있어 신규 건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적지다.

특히, 탄소 중립 정책으로 석탄 화력 발전이 멈추면 지역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폴란드 정부는 올해 안으로 2차 원전 부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베우하토프와 코닌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KHNP) 등 글로벌 원전 기업들의 수주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원전 속도전, 한국 기업에 기회인 이유 3가지


폴란드의 원전 속도전은 단순히 한 국가의 정책 변화를 넘어 유럽 내 에너지 패권의 이동과 글로벌 원전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핵심 지표다. 국내 투자자와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SMR2030년 상용화 가능성이다. 폴란드가 추진하는 일정은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이다. 만약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관련 공급망을 갖춘 한국 부품사들에게는 거대한 유럽 시장의 교두보가 열린다. 다만 신기술의 인허가 및 규제적 변수는 여전히 상존하는 리스크다.

둘째, 투스크 정부의 2차 부지 선정과 지정학적 노선이다. 폴란드가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할지, 아니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한국을 택할지가 결정되는 시험대다. 특히 노조의 요구대로 인프라가 갖춰진 베우하토프가 선정될 경우, 대규모 시공 경험이 풍부한 한국수력원자력(KHNP)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셋째, 유럽 내 제조 원가 경쟁력 변화다. 폴란드의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지고 전력 가격이 안정화되면,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및 자동차 제조 기업들의 생산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석탄의 나라 폴란드가 원자력 엔진으로 갈아타는 이 실험은 중동부 유럽의 경제 안보 지도를 새로 그리는 작업이다. 기회의 창이 열린 지금, 우리 정부와 원전 기업들은 폴란드의 다급한 '에너지 사정'을 정밀하게 파고드는 맞춤형 수주 전략을 펼쳐야 한다. 폴란드의 원전 결단이 내려지는 순간, 그 수혜는 준비된 자의 몫이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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