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중국 경쟁사의 기술 모방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협력에 나섰다.
오픈AI, 구글,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의 결과를 무단으로 추출해 유사 모델을 만드는 행위를 막기 위해 공동 대응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설립한 비영리 단체 ‘프런티어 모델 포럼’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이른바 ‘적대적 증류(adversarial distillation)’ 시도를 탐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AI 증류’ 둘러싼 기술·안보 우려 확산
증류는 기존 AI 모델을 활용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의 모델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업 내부에서 성능 최적화를 위해 활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에서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지식재산 침해 논란이 발생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미국 AI 모델의 출력값을 활용해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미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안전장치가 제거된 AI 모델이 개발될 경우 생물학 무기 설계 등 악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픈AI는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중국 기업 딥시크가 자사 기술을 활용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정부 역시 무단 증류로 인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수익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딥시크 충격 이후 협력 본격화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초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 모델 ‘R1’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이 모델은 글로벌 AI 시장에 큰 충격을 주며 미국 기업들의 경계심을 키웠다.
이후 MS와 오픈AI는 딥시크가 자사 모델 데이터를 무단으로 활용했는지 조사에 나섰으며 올해 들어서도 유사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앤스로픽은 중국 기업들이 자사 모델 ‘클로드’를 활용해 성능을 복제하려 했다고 밝히며 일부 중국 기업의 서비스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
◇ “사이버보안처럼 정보 공유”…정부 역할 변수
이번 협력은 사이버보안 업계에서 공격 정보와 대응 방식을 공유하는 관행과 유사한 형태로 평가된다. 기업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야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AI 기업 간 정보 공유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AI 액션 플랜’에서 관련 정보 공유 체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기업 간 정보 공유가 경쟁 제한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어 법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미·중 AI 경쟁 구도에서 기술 보호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새로운 대응 방식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