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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다이먼 "미국 패권 유지에 1.5조 달러 투입"… 경제 안보 경고

48쪽 주주서한서 '이란 전쟁·인플레·사모대출' 3대 금융 복병 정조준
"성공은 신성한 권리 아냐"… AI 도입 속도 전기·인터넷 압도할 것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회장이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패권을 수성하기 위해 1조5000억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전략 산업에 투입하겠다는 '경제 안보 고도화' 전략을 전격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Bloomberg)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48쪽에 달하는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미국이 세계 민주주의의 무기고이자 자유의 보루로 남으려면 군사와 경제 두 축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성공은 신성불가침한 권리가 아니다"라며 현재 미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위기와 내부 경제적 취약성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1.5조 달러로 구축하는 경제 방벽… 공급망·에너지 자립 가속화


다이먼 회장의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자본 투입 계획으로 이어졌다. 핵심은 지난해 10월부터 가동된 '보안 및 회복력 이니셔티브(Security and Resiliency Initiative)'다.

JP모건은 향후 10년 동안 총 1조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의 경제 안보와 직결된 전략 분야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의 자립도를 높여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경제 요새'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한다.

다이먼 회장은 "국가가 번영해야 기업도 생존할 수 있다"며 민간 금융사가 국가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인플레이션과 사모대출의 그림자…“금융 시스템 불확실성 증대”

다이먼 회장은 현재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위험 요소로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과 '사모대출(Private Credit) 부실'을 정조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파티의 불청객'에 비유하며, 이란과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해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고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1조80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한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경고가 매섭다. 다이먼 회장은 "사모대출은 투명성이 낮고 엄격한 시가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위기 시 투매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시대에 완화된 대출 기준으로 인해 향후 경기 하락기에는 예상보다 훨씬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혁명, "전기·인터넷보다 빠르다"… 70세 거물의 정책 제언


지난달 70세를 맞이한 다이먼 회장은 인공지능(AI)을 산업 구조 자체를 뒤흔들 거대한 변혁으로 규정했다. 그는 "AI의 채택 속도는 과거 전기나 인터넷의 등장 때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며 JP모건 내부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이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월가에서는 다이먼 회장이 이번 서한에서 정책적 제언의 비중을 대폭 늘린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서한의 상당 부분을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중대 과제'에 할애하며,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나 뉴욕의 고세율 정책 비판 등 거시적 담론을 주도했다.

국내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 최대 은행장의 이번 발언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민간 금융 자본의 흐름과 결합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한다"며 "한국 역시 첨단 산업에 대한 금융 투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다이먼 회장이 설계한 '더 강한 미국'의 청사진이 향후 글로벌 금융 질서와 자산 가격에 어떤 하방 압력을 제공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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