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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發 석유 위기 아시아 강타…유럽·아프리카로 확산 우려


지난 2018년 7월 4일(현지시각) 중국 저장성 저우산 원유 터미널에서 유조선이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7월 4일(현지시각) 중국 저장성 저우산 원유 터미널에서 유조선이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충격이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프리카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이 약 10% 부족한 상황에 빠지면서 아시아에서 먼저 공급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시아부터 공급 차질…공장 감산·주유 제한 확산

WSJ에 따르면 아시아 각국에서는 이미 공장 가동 축소와 주유 제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유소는 차량 연료를 부분적으로만 판매하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산업 생산을 줄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쟁 이전 대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약 10% 부족한 상태다. 이 해협은 원유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로 전력 생산과 비료 제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는 지리적으로 중동과 가까워 전쟁 발발 당시 이동 중이던 유조선이 이미 도착한 상태다. 반면 일본, 중국,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에너지 비축량이 충분하지 않아 공급 충격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철강, 자동차, 섬유, 플라스틱 공장 등에 공급되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전쟁 이전 대비 70% 수준으로 줄였다. 방글라데시는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요소비료 공장 대부분의 가동을 중단했다.

◇각국 긴급 대응에도 가격 급등…개도국 부담 확대

각국 정부는 연료세 인하나 보조금 지급 등으로 가격 상승 충격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최근 한 달 동안 원유 가격은 53% 상승했지만 소비자 가격 상승은 16%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가격 억제 정책은 수요를 유지시키면서 오히려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국가일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파키스탄은 전쟁 이전 대비 휘발유 가격을 46%, 경유 가격을 약 90% 인상했다. 알리 페르바이즈 말릭 파키스탄 석유장관은 국가 경제가 디폴트에 가까운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차량 1대당 하루 연료 구매량을 50리터로 제한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사재기 현상으로 특정 연료 품목이 일시 품절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유럽·아프리카 ‘다음 타격권’…공급망 재편 압박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유럽과 아프리카에도 동일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미 휘발유 가격이 15%, 경유는 30% 상승했고 천연가스 가격은 50% 이상 급등했다.

유럽은 약 4억5000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수요 억제 정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덴마크 출신 댄 요르겐센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석유 소비를 줄일수록 상황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주유 제한과 함께 국경을 넘는 ‘연료 관광’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주유소 품절 사태가 발생했고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는 외국 차량에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하고 있다.

항공업계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다음달 항공유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공급 부족 가능성은 낮지만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약 9000원)에 근접하는 등 가격 상승 부담은 커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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