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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장기화 시 ASEAN+3 성장률 '4년 만에 최저' 경고… 한·중·일 비상

AMRO, 중동 긴장 및 미 관세 여파로 지역 성장률 3.7%까지 둔화 가능성 제기
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은 한국·일본 직격탄… AI 반도체 수요가 유일한 '버팀목'
AMR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동허는 올해 지역 전망의 위험 균형이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사진=AMRO이미지 확대보기
AMR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동허는 올해 지역 전망의 위험 균형이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사진=AMRO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동남아시아와 한·중·일을 포함한 'ASEAN+3' 지역의 경제 성장률이 팬데믹 회복기였던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정교한 재정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6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ASEAN+3 거시경제연구소(AMRO)는 최신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위험은 하방으로 기울어"... 유가 100달러 지속 시 3.7% 성장 그칠 것


AMR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동허(Hoe Ee Khor)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AMRO는 당초 올해 ASEAN+3 지역의 성장률을 4.3%로 예상했으나, 중동 긴장과 미국의 무역 관세 영향을 반영해 4.0%로 낮춰 잡았다.

만약 이란 전쟁이 격화되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성장률은 3.7%까지 추가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2%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2년(3.2%) 이후 가장 낮은 성장치이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이다.

다만 동허 이코노미스트는 "2000년 이후 지역 내 에너지 집약도가 20~30% 감소했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된 점은 가격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중·일 ‘플러스 3’ 국가들의 에너지 아킬레스건

보고서는 특히 동북아 3국이 동남아시아보다 중동 에너지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페르시아만(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전략적 석유 비축유가 단기적인 물리적 부족은 막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적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중국은 원유 공급의 절반가량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를 통한 육로 파이프라인 등 대안이 존재하지만, 해상 수송 물량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규모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순에너지 수입국은 연료 및 운송비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보조금 정책을 펴는 국가들은 시장 가격과의 격차로 인해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국가별 성장 전망 명암… 한국은 ‘AI 반도체’로 반등 모색


AMRO의 기준 시나리오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국이 성장 둔화를 겪는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4.5%), 일본(0.7%), 태국(1.7%), 베트남(7.4%) 등은 전년 대비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 0%대 성장에 그치며 고전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인공지능(AI) 주도의 반도체 수요 폭발과 정부의 추가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성장률이 1.8%까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AI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지역 전체로 확산될 경우, 전체 성장률이 4.6% 이상으로 올라가는 '상승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AMRO는 광범위한 에너지 보조금이 가격 신호를 왜곡하고 재정 여력을 고갈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취약 계층과 핵심 산업에 집중된 한시적·투명한 지원 대책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핵심 먹거리인 AI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지역 내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인 만큼, 중앙은행은 에너지 가격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성장에 해가 되지 않는 유연한 금리 정책을 펼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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