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투자 자금 대출 기한 6월까지 연장… 스텔란티스 ‘철수설’ 속 긴장 고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이란 전쟁 여파에 자동차·배터리 업계 시총 급락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이란 전쟁 여파에 자동차·배터리 업계 시총 급락
이미지 확대보기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맞물린 가운데 합작 파트너사인 스텔란티스의 사업 철수설까지 제기되고 있어 향후 북미 배터리 생산 거점 전략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자본 투자 자금 용도로 실행한 1조6000억 원(약 10억5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 만기를 기존 3월 31일에서 2026년 6월 30일까지로 3개월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 자금줄 잇는 삼성SDI…불안한 동거 속 ‘3개월의 시간’ 확보
이번 대출은 2024년 4월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및 설비 투자를 위해 처음 결정된 사안이다.
삼성SDI는 이번 연장 조치가 합작사의 원활한 자본 운용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블룸버그가 보도한 ‘스텔란티스의 합작투자 철수 계획’과 관련해 양측이 사업 구조를 재검토하거나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전통적인 완성차업체들이 친환경 전환 속도를 오판했다는 평가 속에 265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손실 처리를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는 등 경영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삼성SDI와의 합작사업 지속 여부에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 이란 전쟁과 전력난…전기차 시장 덮친 ‘퍼펙트 스톰’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직면한 난관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선 글로벌 거시 경제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기차 생산 단가가 높아지고 소비심리는 위축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완만해짐에 따라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으로 전기차 관련 계획을 축소·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삼성SDI 주가는 대출 연장 소식과 업황 불안 속에 1.1%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KOSPI) 지수가 4.3% 급락하는 폭락장 속에서도 배터리 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반영한 결과다.
◇ 북미 배터리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 될까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연장이 끝나는 6월 말께 삼성SDI의 북미 생산거점 전략에 중대한 분수령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스텔란티스가 합작투자에서 최종 철수할 경우 삼성SDI가 해당 지분을 인수해 독자적인 생산기지로 전환할지, 혹은 새로운 북미 파트너를 찾을지가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다른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유사한 하향 조정 압박을 받고 있어 'K-배터리' 전체가 북미 공급망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할 시점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한국 배터리 업계에 주는 시사점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집행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정 완성차업체(OEM)와의 합작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소형 배터리 등 다른 수익원을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할 것이다.
해외 현지 공장 건설에 엄청나게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을 통한 저금리 대출과 보증 지원을 확대해 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