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금, ‘보험’ 자산 수요 급증... 원자재 시장 전반 랠리 견인
셰일유·산업용 금속은 가격 상승 시 즉각 증산 가능... 금과 차별화된 수익 구조 보일 듯
셰일유·산업용 금속은 가격 상승 시 즉각 증산 가능... 금과 차별화된 수익 구조 보일 듯
이미지 확대보기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요 원자재 생산자들이 가격 상승 신호에 맞춰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준비가 되어 있어 금과 같은 극적인 가격 폭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지정학적 긴장에 온스당 5500달러 돌파... 금의 ‘독주’ 체제
금 가격은 2023년 이후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수세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힘입어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자,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65% 급등한 데 이은 것으로,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들이 달러 변동성과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을 가장 확실한 ‘보험’ 자산으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공급 탄력성이 가르는 수익률... "구리·리튬은 증산이 가격 억제"
골드만삭스는 금과 다른 원자재의 결정적 차이로 ‘공급 대응 속도’를 꼽았다. 구리, 리튬, 미국 셰일 석유 등은 가격이 오르면 생산자들이 즉각 설비를 가동해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보고서는 "생산자들이 가격 신호에 반응해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공급 충격이 완화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금 가격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면서도 산업용 상품 시장에서는 보다 차별화된 수익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금은 희소성에 기반한 가치 보존 수단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지만, 산업용 금속은 수요 증가분이 공급 확대에 의해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 AI 확산이 부른 산업용 금속 수요... 그럼에도 통화 가치 하락 우려 커
비록 금의 상승률에는 못 미치더라도 구리와 은 등 금속류 전반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확장에 따른 데이터 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투자가 이들 금속에 대한 산업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IMF의 세계원자재물가지수는 지난 1월 5.24% 상승하며 2022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베이징 소재 투자사 챈슨앤코(Chanson &Co.)의 셴멍 이사는 "많은 투자자가 본격적인 통화 평가절하가 일어나기 전 가치가 유지되는 자산으로 돈을 바꾸려 한다"며 금속 시장 전반의 강세 배경을 설명했다.
◇ 韓 배터리·반도체 업계, 원가 부담 완화 기대 속 공급망 전략 재편
골드만삭스의 이번 분석은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배터리와 반도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리튬과 구리의 생산량 증가 전망은 전기차 배터리 및 전력 인프라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원가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값 폭등과 달리 산업용 금속의 가격 상승이 증산에 의해 억제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은 핵심 광물 수급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반면, 금 가격의 독주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을 심화시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전반에 환율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구리 수요 증가는 관련 원자재를 사용하는 국내 중소 전선 및 부품사들에게 지속적인 비용 압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금과 산업용 금속의 가격 차별화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자원 부국과의 협력을 통한 직접적인 광물 공급망(Off-take) 확보와 동시에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정교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