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유력 매체 "FA-50 성장, 美 보잉 T-7A와 충돌…미국이 견제 나설 수도"
폴란드형 'FA-50PL' 인도 2027년으로 지연…암람 통합 없으면 '반쪽짜리' 우려
KAI, 유럽산 '메테오' 미사일로 美 우회 전략 시동…"기술 독립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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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유럽산 '메테오' 미사일로 美 우회 전략 시동…"기술 독립만이 살길"
이미지 확대보기대한민국의 경공격기 FA-50이 폴란드 수출 대박을 터뜨리며 'K-방산'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과의 복잡미묘한 이해관계와 기술 종속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날카로운 분석이 제기됐다. FA-50의 성능 개량이 미국의 차세대 훈련기 시장 전략과 충돌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해 한국이 유럽산 무장 통합과 독자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폴란드의 유력 매체 비르투알나 폴스카(Wirtualna Polska)의 우카시 미할리크(Łukasz Michalik) 군사 전문기자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골치 아픈 구매: FA-50의 발전은 미국의 이익과 상충한다'는 제하의 심층 분석 기사를 통해, 폴란드가 도입한 FA-50의 전력화 지연 문제와 미국의 견제 가능성, 그리고 한국의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암람(AMRAAM) 없는 FA-50, '이빨 빠진 호랑이'인가
기사는 우선 폴란드 공군에 도입될 FA-50PL(폴란드형 개량 버전)의 인도 지연 문제를 꼬집었다. 당초 2025~2028년으로 예정됐던 납품 일정이 지연되어 첫 인도 시점이 2027년 3분기로 밀렸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성능'이다. 현재 폴란드가 운용 중인 FA-50GF(Gap Filler) 버전은 구형 사이드와인더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JDAM) 정도만 운용 가능해 제한적인 임무만 수행할 수 있다. 폴란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120 암람(AMRAAM)의 통합이다.
현지 군사 매체 '디펜스 24'의 마치에이 쇼파(Maciej Szopa) 기자는 "암람 없이는 FA-50PL이 결코 경량 다목적 전투기가 될 수 없으며, 단순히 지상 공격과 단거리 방어만 가능한 구소련제 Su-22의 대체자에 머물 것"이라며 "암람 없는 FA-50은 '반쪽짜리'"라고 혹평했다.
미국의 딜레마: FA-50을 도울 것인가, 보잉을 살릴 것인가
이 매체는 FA-50의 암람 통합 지연 배경에 미국의 '국익 계산'이 깔려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한국에 암람 미사일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능이 강화된 FA-50은 미국 보잉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T-7A 레드호크(Red Hawk)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기 때문이다.
보잉과 스웨덴 사브가 공동 개발한 T-7A는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로 선정됐으며, 향후 무장을 탑재한 경전투기 버전(F-7)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에 깔린 노후한 F-5 전투기 교체 시장을 두고 FA-50과 T-7A가 정면충돌하는 구도다.
미할리크 기자는 "T-7A는 속도나 상승력, 무장 탑재량에서 아직 FA-50에 열세"라면서도 "미국 입장에서 자국산 부품(엔진, 레이더 등)에 의존하는 FA-50이 암람까지 달고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KAI의 승부수: "미국이 막으면 유럽으로 간다"
미국의 잠재적 견제에 맞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유럽'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KAI 관계자는 "많은 국가의 수요 때문에 암람 통합이 최우선이지만, 행정적 절차를 해결하는 중"이라며 "동시에 유럽산 메테오(Meteor)와 미카(MICA) 미사일 통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의 MBDA사가 제작한 메테오 미사일은 사거리가 200km를 넘어, 미국의 최신형 암람(AIM-120D-3, 사거리 약 180km)보다 긴 사거리를 자랑한다. 덕티드 램제트 엔진을 장착해 회피 불능 구역(No Escape Zone)도 훨씬 넓다.
기사는 "메테오 통합은 이미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에서 진행 중"이라며 "FA-50에 메테오가 달린다면 미국의 간섭을 피하면서도 압도적인 공중전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은 '기술 독립'…한국의 큰 그림
비르투알나 폴스카는 한국의 야망이 단순히 미사일 교체에 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KF-21 개발을 통해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더 등 핵심 항전 장비를 국산화했고, 2030년경에는 현재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 의존하고 있는 항공기 엔진까지 독자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할리크 기자는 "서울(한국 정부)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인 항공 무장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며 "2030년대가 되면 한국은 외세의 간섭 없이 전투기 패키지 전체를 독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란드 발(發) 외신 보도는 냉혹한 국제 방산 시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동맹국이라 할지라도 자국의 산업 이익 앞에서는 철저히 계산적일 수밖에 없다. FA-50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선 '미국 탓'을 하기보다, 유럽산 무장 통합과 핵심 기술 국산화라는 '플랜 B'를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할 시점이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