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 버틴 미 항모 포드호의 비명, 정비 공백 노린 테헤란의 ‘3월 전면전’ 도박
5만 3천 명 가두고 핵시설을 ‘무덤’으로 만든 이유… 2주 뒤 제네바는 없다
5만 3천 명 가두고 핵시설을 ‘무덤’으로 만든 이유… 2주 뒤 제네바는 없다
이미지 확대보기미 글로벌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도의 디지털 뉴스 매체 유라시안타임즈 등 외신들이 지난 2월 1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핵 합의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협상 실패 시 발생할 수 있는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군사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혁명수비대(IRGC)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주요 핵시설을 지하 깊숙이 숨기는 등 정권의 생존을 건 도박을 벌이는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 병력 증강과 “모자이크 방어” 부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번 주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부대를 전격 배치했다. 국영 매체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해안가를 지나는 유조선을 배경으로 트럭과 보트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협상이 틀어질 경우 언제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타격할 수 있다는 무력 시위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은 지휘권 분산 전략인 이른바 “모자이크 방어” 체계를 부활시켰다. 이는 미국의 정밀 타격으로 수뇌부가 제거되더라도 각 지역 지휘관들이 독자적으로 부대에 명령을 내려 항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략이다. 이란 국가안보회의 의장 알리 라리자니는 “우리는 약점을 보완했으며, 전쟁이 강요된다면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하 핵시설 요새화와 “콘크리트 매립” 작전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란은 이스파한과 피케이스 산에 위치한 지하 핵시설의 방어력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이스파한 시설의 터널 입구를 콘크리트와 바위, 흙으로 완전히 메워버렸다. 이는 공중 폭격의 충격을 완화하고 특수부대의 지상 침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파르친 군사 시설에는 건물 전체를 감싸는 콘크리트 쉘을 새로 건설했다. 서방 정보 당국은 이란이 이 지하 터널들을 활용해 미신고 핵 활동을 지속하거나 고농축 우라늄을 은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종료 이후 “가장 심각한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내부 반란 차단… 시위자 5만 3,000명 체포 강권 통치
이란 정권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분열을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달 경제난과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 진압 이후 민심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혁명수비대는 테헤란 주변 100여 곳에 감시 초소를 설치하고 시위 가담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작년 말 시위 시작 이후 현재까지 약 5만3000명이 체포되었으며, 확인된 사망자만 7000명을 넘어섰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나르게스 모함마디를 포함한 수많은 정치범이 감옥에서 가혹 행위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리더십은 미국의 공격이 시작될 때 내부 소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포 정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미 항모 제럴드 포드함 재배치와 승조원 피로도 누적
미국 역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 해군은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USS 제럴드 R. 포드함을 중동 지역에 재배치했다. 이미 오만 해안에는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전개되어 있어, 이란은 두 척의 항모 강습단에 포위된 형국이다. 하지만 장기 배치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제럴드 포드함은 당초 예정된 6개월의 배치 기간을 넘겨 두 차례나 임무가 연장되면서 4,500명 승조원들의 피로가 극도에 달했다. 해군 수뇌부는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의 대규모 개조 일정이 지연되고 정비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사고 위험과 장비 노후화 문제를 공개적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미 해군 전력 운용에 “극도로 스트레스가 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협상과 전쟁 사이… 2주 뒤 “제네바 담판”이 분수령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 군함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것을 바다 밑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무기”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약 2,000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의 제안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향후 2주 내에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테헤란이 제시할 수 있는 양보의 폭과 워싱턴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요새화된 핵시설과 배치된 미사일이 불을 뿜는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