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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삼성전자, HBM4 패권 전쟁 본격화…엔비디아 루빈 칩 공급권 격돌

2월 양산 HBM4, 2048비트 인터페이스로 대역폭 2배↑…메모리-프로세서 경계 무너뜨려
SK 57% vs 삼성 30% 점유율 판도, 엔비디아 인증 결과에 향후 10년 시장 재편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주도권을 둘러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두 기업 간 HBM4 경쟁이 향후 10년 AI 반도체 시장 판도를 결정할 수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주도권을 둘러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두 기업 간 HBM4 경쟁이 향후 10년 AI 반도체 시장 판도를 결정할 수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주도권을 둘러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미국 경제매체 토큰링은 1(현지시각) 두 기업 간 HBM4 경쟁이 향후 10AI 반도체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HBMAI 가속기에 막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공급하는 고성능 메모리다. 생성형 AI 모델 수요가 하드웨어 공급을 앞지르면서 HBM은 특수 부품에서 AI 공급망 최대 병목으로 전환됐다. 올해 2월 대량 생산 예정인 HBM4는 단순 속도 향상이 아니라 컴퓨터 제조 방식 자체를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TSMC 연합 SK vs 수직계열화 삼성, 기술 전략 엇갈려


HBM4는 메모리 인터페이스 폭을 기존 1024비트에서 2048비트로 두 배 확대해 스택당 2.0~2.8테라바이트(TB/s) 이상 대역폭 속도를 구현한다. 올해 말 등장할 100조 개 매개변수 모델에 필수적인 성능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HBM 스택 최하층인 '베이스 다이' 진화다. 기존에는 표준 메모리 공정으로 제조했지만 HBM4에서는 5나노미터(nm) 또는 4nm 고성능 로직 공정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맞춤형 로직을 메모리 스택에 직접 통합해 메모리와 프로세서 경계를 사실상 허문다.

SK하이닉스는 TSMC(TSM)'원팀' 제휴로 TSMC의 세계 최고 수준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해 베이스 다이를 제조한다. 12층 스택에서 열 방출과 수율 안정성이 입증된 고급 MR-MUF(질량 재흐름 성형 언더필) 공정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DRAM 생산부터 로직 다이 제작, 첨단 패키징까지 자체 생태계 내에서 처리하는 '올인원' 전략을 내세운다. 16HBM4 샘플에 하이브리드 본딩(구리 대 구리 직접 결합)을 적극 도입해 미세 범프를 제거하고 스택 높이를 낮추며 전기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AI 연구 커뮤니티에서는 MR-MUF가 현재 신뢰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스택이 20층 이상으로 확장되면 하이브리드 본딩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루빈 인증 결과가 승부처


올해 초 기준 SK하이닉스는 약 57~60%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 엔비디아(NVDA) 블랙웰 및 블랙웰 울트라 플랫폼 주요 공급업체 지위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22~30% 점유율을 기록했다.

HBM4 전용 설계인 엔비디아 '루빈'(R100) 플랫폼이 곧 출시되면서 경쟁 구도가 백지로 돌아갔다. 루빈 GPU 1개당 HBM4 스택 8개가 필요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구글(GOOGL)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이 칩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로직·패키징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로 공급망 소요 기간을 SK하이닉스-TSMC 제휴 대비 최대 20%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시장에서 물량 확보를 원하는 AI 연구소들에 강력한 유인책이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는 고성능 HBM3EAMD(AMD)와 맞춤형 하이퍼스케일러 칩에 집중하며 약 2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강력한 제3 플레이어로 남아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6HBM4SK하이닉스보다 먼저 엔비디아 인증을 받으면 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SK하이닉스-TSMC 제휴가 계속 우수한 수율을 제공하면 삼성전자가 한 세대 동안 2차 공급업체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메모리-프로세서 통합으로 전력 효율 혁신


HBM43D 스택킹 전환은 특정 용도에 최적화한 '도메인 특화' 컴퓨팅 트렌드에 부합한다. 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물리적으로 분리해 배치하는 폰 노이만 아키텍처를 따랐다. HBM4는 메모리를 프로세서 바로 옆에 배치해 데이터 이동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근거리 메모리 컴퓨팅' 방식으로 전환한다. 현재 AI 작업에서는 칩과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에 실제 계산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이 거리를 줄이면 전력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HBM4의 대역폭 기가바이트당 효율성 향상은 AI 데이터센터 막대한 전력 소비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다. 다만 3D 스택킹과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존 방식보다 공정이 복잡해 생산 과정에서 불량률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 수율 문제가 발생하면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이나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HBM4 장착 GPU에 대한 최초 '생산 준비 승인'(PRA)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엄격한 품질 기준을 맞추려 경쟁하는 긴장 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에서는 HBM4 이후 차세대 제품인 HBM4E 개발도 진행 중이다. HBM4E는 현재 12층인 HBM4 스택을 16~20층으로 확대하고 더욱 복잡한 로직을 통합해, AI 추론 작업을 별도 프로세서 없이 메모리 스택 자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엔비디아가 올해 하반기 HBM4E 시제품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기업 간 차세대 제품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HBM4E가 탑재된 AI 가속기는 2027년 출시될 예정이므로, 2026년은 두 기업이 엔비디아의 퀄리티 테스트(Quality Test)를 통과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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