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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채, GDP 대비 300% 돌파…‘부채 디플레이션’ 소용돌이에 빠지나

9월 말 총부채 400조 위안 상회… 명목 성장률 둔화로 부채 비율 급등
가계 부채 30년 만에 첫 감소, 기업도 지출 꺼려… 일본식 장기 불황 우려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
중국의 총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를 넘어섰다.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 하락(디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늘어난 부채가 성장을 가로막고 성장이 정체되어 부채 부담이 다시 커지는 ‘부채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 GDP 대비 부채 비율 302.3%… 명목 성장 둔화가 원인


중국 국영 싱크탱크인 국가금융개발기관(NIFD)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중국의 가계·정부·기업 부채를 합산한 총부채 비율은 302.3%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처음으로 300%를 돌파한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현재 중국의 총부채 잔액은 400조 위안(약 57조 달러)을 넘어선 상태다.

지방 정부의 '숨겨진 부채'를 대체하기 위한 채권 발행과 인프라 투자 자금 조달로 정부 부문 부채 비율은 67.5%까지 올랐다.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명목 성장률이 실제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부채 비율이 수치상으로 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가계 부채 30년 만에 첫 감소… ‘안 쓰고 빚부터 갚는다’


주목할 점은 정부 부채와 달리 민간 부문의 부채 대응 방식이 급격히 신중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가계 부채는 통계 작성 이래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3분기 말 가계 부채 비율은 60.4%로 전분기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부채 잔액 자체가 줄어든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집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중국인들은 신규 대출을 받아 소비하기보다, 두 번째 주택이나 투자용 부동산을 팔아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 부채 비율 역시 174.4%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공장 건설 등 고정자산 투자가 올해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업들도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다.

◇ ‘일본식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위험한 이유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부채 상황은 금융위기 직전인 1998년 일본과 흡사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초 체력이 당시 일본보다 약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1998년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2000달러였으나, 현재 중국은 1만3300달러 수준이다. 부유해지기 전에 먼저 늙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셈이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해 사회보장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재정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는 부채 확대 여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있는 최근의 일본과 달리, 중국은 강력한 디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부채의 실질 가치가 오히려 높아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토추 연구소의 다케우치 코지 선임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계가 미래 불안으로 인해 빚 상환에만 집중하는 한 내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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