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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숨겨진 부채' 해소 위해 농촌 은행 대규모 개혁 박차…부실 금융기관 통합 가속화

내몽골, 허난 등 120개 이상 중소 금융기관 통폐합…지방 정부 부채 위험 대응 목적
부동산 침체와 인구 유출로 농촌 은행 위기 가중…'규모의 경제' 및 거버넌스 개선 시급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농업은행 사무실 건물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농업은행 사무실 건물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상환 가능성이 낮은 공공 투자에 과도하게 대출하며 위험을 감수해 온 중소 금융기관들을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며 농촌 은행 개혁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급증하는 지방 정부의 '숨겨진 부채'에 대응하고, 중국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수많은 소규모 금융기관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농촌 상업은행을 설립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북부 내몽골 자치구의 120개 소규모 기관들이 통합되어 올해 5월 개설된 내몽골농촌상업은행이 있다. 또한, 올해 2월에는 내륙 허난성에서 25개 대출기관이 합병한 유사한 새 은행이 문을 열었다.

국가금융감독관리국(NFRA)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내 금융기관 수가 225개, 즉 5% 감소했으며, 이는 2024년 전체 감소분 195개를 넘어선 수치다. 이처럼 퇴출된 기관들의 대부분은 농업 대출업자와 마을 은행 등 농촌 지역에 위치한 중소 금융기관들로, 이들은 중국 전체 금융기관의 약 80%를 차지한다.

올해 초에는 동북부 지린성의 13개 금융기관이 단일 농업은행으로 합병되었고, 북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도 금융기관 통합 계획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대규모 통합의 배경에는 지속되는 경제 침체와 함께 농촌 지역의 인구 유출로 인한 은행 통합 압력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는 한때 안정적인 차입자로 여겨졌던 지방 정부의 재정 위기를 심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방 정부는 전통적으로 토지 판매 수입에 크게 의존해왔으나, 부동산 침체로 인해 이 수입원은 2021년 최고치 대비 약 60% 급락했다. 이로 인해 예산 초과 부채가 지방 정부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지방 정부 자금 조달 수단(LGFV)을 통해 공공사업 및 유사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들 프로젝트 중 상당수는 이용자가 적은 고속도로처럼 수익성이 없는 경우가 많아, 중국 금융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 미칠 수 있는 채무불이행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산에 따르면, 2023년 LGFV 부채는 약 60조 위안(미화 8.4조 달러)에 달한다. 중국 지도부는 2024년에 이러한 '숨겨진 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5년에 걸쳐 10조 위안(미화 1.4조 달러)을 지출하기로 결정했지만, 일본연구소의 세키 신이치(Shinichi Seki)는 "지원 규모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10월 채택된 국가 5개년 계획 권고안에서 "우리는 부동산, 지방정부 부채, 중소 금융기관 등 관련 분야를 질서 있게 다루기 위한 조정된 조치를 취하며 주요 부문에서 위험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며 이러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5년간 중국 지역 은행들은 총 5,300억 위안의 공공 자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총 부실 대출액은 거의 1.4조 위안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은행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여 생존 기관들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미즈호 리서치 &테크놀로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츠키오카 나오키(Naoki Tsukioka)는 거버넌스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역 은행들은 현지 감독 당국과 관련된 부정행위 등 경영 문제를 겪어 왔으며, 이는 때때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9년 파산 직전까지 갔던 내몽골 바오샹은행(Baoshang Bank) 사례가 대표적이다.
츠키오카는 "중국 금융 건전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은행들이 강력한 거버넌스와 이해관계자로부터의 독립성을 갖는 것"이라며, 거버넌스 문제를 무시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은행 통합 같은 조치들이 덜 효과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이 대규모 통폐합을 통해 단기적인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장기적인 금융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혁이 필수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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