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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젤렌스키-트럼프 회동 앞두고 키이우 대규모 공습…종전 논의에 먹구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겨냥해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중대 회동을 앞둔 시점에 이뤄진 공습이어서 전쟁의 조기 종식 가능성에 다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밤사이부터 오전 늦게까지 키이우에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대거 발사했다. 도심 곳곳에서 수 시간 동안 폭발음이 이어졌고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요격에 나서면서 수도 전역이 긴장 상태에 놓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드론 519대와 미사일 40기를 발사했고 이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키이우 전체의 약 3분의 1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고 시 당국은 밝혔다.

현지에 공개된 영상에는 드론이 아파트 건물로 돌진해 폭발하는 장면과 키이우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무인기가 포착됐다. 27일 아침까지도 도시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적 협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캐나다 핼리팩스로 이동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

카니 총리는 이번 공습이 “우리가 왜 우크라이나와 함께 서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을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재정 지원으로 25억 캐나다달러(약 2조6425억 원)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도 화상 회의를 열고 지지를 재확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입장을 공유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모든 평화 노력은 유럽 대륙 전체의 안보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후 기사에서는 EU로 표기한다.

젤렌스키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과 공동으로 마련한 20개 항의 평화 구상을 러시아에 제시하기 위한 구체적 합의를 끌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승인 없이는 어떤 합의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날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는 내가 승인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푸틴과도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8일 오후 회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초 평화안 초안이 “대체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공동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영토 양보와 안보 보장, 선거 문제를 둘러싼 쟁점이 남아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단계적 행동 계획”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결코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러시아의 영토 병합 인정과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처리 문제를 들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주 동부 돈바스 지역의 광범위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양도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이는 지난해 공개된 미국의 28개 항 평화 제안에도 포함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돈바스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다면 중화기 철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영토 양도는 거부했다. 그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장거리 공격으로 인해 선거 또는 평화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매일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늘의 안전과 전 국토의 보안이 보장되지 않으면 선거도 국민투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의 확실한 안보 보장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이는 “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EU를 포함한 유럽 정상들과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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