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상회담 관세 10%p 인하 합의에도 외국기업 대거 철수...스타벅스 60% 지분 매각·나이키 매출 20% 급감
이미지 확대보기에포크타임스는 지난 6일(현지시각)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309%에 달하는 부채 누적과 부동산 위기, 청년실업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단기 처방으론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보도했다.
반복되는 정책 목표, 실행 방안은 부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6년 만에 정상회담을 열고 1년 무역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 관세를 57%에서 47%로 낮추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며 희토류 5종 수출 제한을 1년간 유예하고 펜타닐 밀수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담은 1시간 40분 만에 끝났고 공식 합의문 없이 구두 약속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100% 관세 부과 계획을 보류한 것일 뿐 양국이 구속력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금융권에서는 중국이 합의를 어길 경우 관세가 즉각 부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번 합의와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연계해 지속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에 발판을 마련한 자가 국제 경쟁에서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중국 투자는 미래 투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5차 5개년 계획은 '기술 자립', '첨단 제조업', '산업 고도화', '내수 확대', '녹색 전환', 'AI 플러스' 등 과거 정책을 되풀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 자립은 2005∼2006년 처음 나왔고, '제조 중국 2025'는 2015년, 전략적 신흥산업은 2010년 도입된 개념이다. 14차 계획(2021∼2025년)의 쌍순환 전략도 2020년 시작됐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5차 계획에서 구체적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국기업 철수 가속화, 경제 체질 악화
중국의 경제 체질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중국의 총사회융자 규모는 GDP 대비 309%에 달했다. 2024년 말 303%에서 6개월 만에 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명목 GDP 성장률은 4.1%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08년 이후 전 세계 부채 대비 GDP 비율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은 성장 동력에서 뇌관으로 바뀌었다. 지방 정부들은 재정 파탄 직전까지 내몰렸고, 15차 계획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 디플레이션과 소비 부진, 높은 청년실업률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외국기업들의 중국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3일 중국 사업 지분 60%를 보유캐피털에 40억 달러(약 5조 8300억 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9년 34%에서 2024년 14%로 급락했다. 현지 경쟁사인 루이싱커피가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하면서다.
나이키의 대중화권 매출은 2023년 72억 5000만 달러(약 10조 5600억 원)에서 2025년 65억 9000만 달러(약 9조 6000억 원)로 줄었다. 분기별 매출은 20% 이상 급락했다. 아디다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타, 리닝 등 중국 브랜드가 '궈차오(애국 소비)' 트렌드를 타고 가격 경쟁력으로 외국 브랜드를 밀어내고 있다.
과잉 생산에 수요 부족 겹쳐
제조업 둔화와 외부 수요 약화도 문제다. 15차 계획이 강조하는 제조업, 인공지능, 첨단기술 집중 투자는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공급 과잉을 더 키울 위험이 있다. 싱가포르 힌리치재단의 데버러 엘름스 무역정책 책임자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번 무역합의를 "부분적 동결이나 소폭 후퇴"로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15차 5개년 계획이 실행 가능한 정책 없이 막연한 목표만 나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합의 역시 공식 문서 없는 구두 약속에 불과해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두 가지 경제 회생 방안 모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