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생태계 닮은 '로봇 플랫폼 경쟁' 본격화…개발자 보상 제공해 생태계 구축
엔터테인먼트부터 가사노동까지 확장 전망…테슬라·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각축
엔터테인먼트부터 가사노동까지 확장 전망…테슬라·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각축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1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G1 소유자들이 다양한 동작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는 앱스토어 플랫폼을 공개했다.
130cm 로봇에 춤·무술 앱 제공…개발자 생태계 조성
현재 G1 전용으로 운영되는 이 앱스토어에서는 브루스 리 무술 동작, 레트로 트위스트 댄스, 원숭이 흉내 등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3개 앱을 제공하고 있다. G1은 키 130cm, 무게 35kg의 비교적 작은 휴머노이드로, 세 손가락 구조를 갖췄으며 배터리 수명 2시간, 최고 속도 시속 7.6km를 자랑한다. 가격은 1만3500달러(약 1980만 원)부터 시작해 개인 애호가나 연구자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니트리는 앱스토어 사이트에서 "공개 베타 단계"라며 "함께 로봇 서비스의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회사는 우수한 개발자에게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기업 컨텍스트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앱스토어는 개발 속도를 높이는 환상적인 아이디어"라며 "전 세계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개방하면 많은 창의력이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식기세척기부터 정원 관리까지…실용 앱 확대 전망
현재는 엔터테인먼트 앱만 제공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식기세척기 비우기, 청소, 정원 잡초 제거, 심지어 기저귀 교환 같은 실용 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유니트리는 스마트폰 앱스토어처럼 개발자 커뮤니티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잠재 개발자들은 개발 자원, 시뮬레이션 환경, 질문과 해결책을 공유할 수 있는 포럼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레트로 트위스트 댄스 모드에서는 "G1이 불안정하거나 불규칙해지면 즉시 정지 버튼을 누르라"는 경고가 나온다. 무술 모드에서는 "큰 진폭의 사지 동작을 수행하므로 주변 사람과 장애물로부터 최소 2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하라"고 안내한다.
로봇 플랫폼 경쟁 가속화…테슬라·아마존도 본격 투자
업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요 제조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앱스토어에서 수천 개 앱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회성 결제, 구독, 광고 지원 모델 등 다양한 수익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유니트리의 경쟁사 애지봇이 지난 10월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인간 동작을 로봇이 자동 학습하는 '링크크래프트' 플랫폼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유니트리는 저렴한 가격의 휴머노이드를 제공하면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수단을 확보해 경쟁사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명백히 소비자 버전이며, 향후 더 강력하고 내구성 있는 기업용 버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양산 단계에 근접했고, 아마존은 주요 로봇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휴보'부터 삼성까지…기술력 보유했으나 상용화 과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본격 나섰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국내 최초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출신 오준호 교수를 단장에 앉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카이스트 휴보랩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로,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 자율이동로봇(AMR) 등 다양한 로봇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2024년 매출은 193억 원으로 전년 153억 원에서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용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은 0.07%에 불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진출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