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1480원 분기점 삼아 달러 매도 강화…650억 달러 스와프 가동
4분기 원화 4% 급락에 외환당국-국민연금 4자 협의체 구성
4분기 원화 4% 급락에 외환당국-국민연금 4자 협의체 구성
이미지 확대보기이날 원화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65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원화는 1470원대를 돌파하며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1480원 선이 개입 분기점
은행권에서는 "국민연금이 1480~1500원 수준에서 달러 매도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 구간은 2009년 이후 보지 못한 심리선인 만큼 당국 개입도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민연금의 외환 헤지 활동이 시장에 신호 효과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이 1500원 선을 방어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달러 매도를 통한 전략적 환헤지를 실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 기조로 환율이 1450원까지 급등하자 개입에 나선 것이다.
최근 외환당국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 등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국민연금 등 주요 수급 주체와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헤지 프로그램 재가동
국민연금은 약 5450억 달러(약 802조 원) 규모의 해외 자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다. 연금은 전체 해외 자산 가운데 최대 15%까지 환 헤지를 실시할 수 있으며, 전술적 헤지 프로그램으로 최대 5%까지 추가 커버가 가능하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장기 평균을 벗어나 5거래일 이상 고점을 유지할 경우 발동된다. 시장에서는 1450원을 발동 기준선으로 보고 있으며, 이 조건은 이미 충족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은 달러 매도를 위해 한국은행과 최대 650억 달러(약 95조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금은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는 대신 한은이 보유한 외환을 활용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연말 유동성이 얇아지는 시기를 맞아 당국의 외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국민연금의 헤지 활동이 시장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적 원화 약세 요인 지속
올해 4분기 원화는 4%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지속되는 주식 자금 유출과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1~9월 국내 거주자의 해외 증권 순투자는 998억 달러(약 147조 원)로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유입액 296억 달러(약 43조 원)의 3배를 넘어섰다. 미국 증시 강세에 따른 국내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 수요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기 호조와 높은 금리가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양상이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동반 약세도 원화 가치 하락을 심화하는 요인이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10월 말 기준 89.09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1500원대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12월 환 헤지 수요나 정부 개입 등으로 일시 하락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