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고위대표 "침략자 러시아가 양보했다는 말 못들어"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새로운 종전안을 다시 꺼내 들자 유럽연합(EU)이 우려를 표명했다. 20일(현지시각)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어떤 종전계획이든 작동하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관여해야 한다"며 "이 전쟁에는 한쪽은 침략자, 다른 한쪽에는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데 우리는 러시아 측에서 양보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과 러시아가 비밀리에 추진해온 새 종전안 초안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접경한 동부 돈바스 전체를 양보하고, 군 규모의 절반을 축소하며 러시아어를 공식 인정해야 한다는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칼라스 대표는 자신이 아는 한 이 계획을 마련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국가들의 의견 수렴은 없었다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모든 의미 있는 노력을 환영하지만 전에도 말했듯 그것은 정당하고 지속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이미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전 이래 러시아의 위협을 경계하며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유럽 국가들도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빠진 종전안에 반발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협의가 필요하며 이는 영토와 안보 문제에 대한 질서 있는 논의를 가능하게 하는 접촉선에서의 휴전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실존을 보장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와 EU의 관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