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술적 지지선 9만 달러 초반...투자심리 당분간 회복 어렵다”
이미지 확대보기시가총액 기준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이날 7% 넘게 급락하며 9만5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20% 넘게 밀린 수준이다.
코인게코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달 10일 발생한 190억 달러(약 27조6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당시 청산 여파로 전체 암호자산 시가총액에서 1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인글래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 하루 동안에도 10억 달러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추가로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날 거래에서도 비트코인 ETF의 순유출 규모는 약 8억7000만 달러로, 해당 상품이 출범한 이후 두 번째로 큰 일일 순유출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에 따른 안도감으로 이번 주 초 잠시 반등했던 미국 증시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핵심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간 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이는 시장 내 위험자산 전반에 새로운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맥스 고크먼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의 매도세는 다른 위험자산과 완전히 동조화돼 있지만,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폭넓은 기관 자금이 유입되기 전까지 암호화폐는 거시경제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그널 플러스의 오거스틴 팬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비트코인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연초 대비 제자리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구간에서는 9만 달러 초반대까지 뚜렷한 기술적 지지선이 없는 상황으로, 투자심리도 당분간 부진한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LVRG리서치의 닉 럭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스트랭글(strangle)·스트래들(straddle) 등 방향성에 중립적이면서 가격 변동성 자체에 초점을 둔 전략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