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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300억 투자' 대웅제약, 2030년 '인니 1위 제약사' 노린다

'기술이전·할랄인증' 현지화 투트랙…동남아 전략 기지화 선언
불법 의약품 유통 근절 과제…식약처와 '정품 캠페인' 공동 전선
대웅제약 백인현 인도네시아 사업본부장(오른쪽)은 13일(현지시각)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5 불법 복제 방지 미디어 브리핑'에서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콘탄이미지 확대보기
대웅제약 백인현 인도네시아 사업본부장(오른쪽)은 13일(현지시각)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5 불법 복제 방지 미디어 브리핑'에서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콘탄

국내 제약기업 대웅제약이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전략 기지로 공식 선언했다.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며, 현지 생산 생태계와 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한 대규모 장기 투자를 본격화한다.

1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현지 유력매체 콘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백인현 인도네시아 사업본부장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5 불법 복제 방지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백 본부장은 "우리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매우 진지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약 2조7000억 루피아(약 2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이는 2030년 목표 달성을 향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이 설정한 현지화 전략의 핵심은 '기술 이전'과 '할랄(Halal) 인증'을 양대 축으로 삼는다. 초기 제품 수입 단계를 넘어, 한국의 선진 제조 기술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여 현지 생산 시설을 완비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시설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줄기세포 제품군, 일반 화학 의약품에 이르는 대웅제약의 핵심 포트폴리오가 현지에서 직접 생산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할랄'이다. 백 본부장은 "기술 이전 프로세스가 완료된 후, 우리의 모든 제품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할랄 표준에 맞춰 생산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 시장의 특수성과 종교적 요구를 정면으로 겨냥한 맞춤형 전략이다.

대웅제약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의료 미용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이 자리하고 있다. 백 본부장은 구체적인 시장 규모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제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과 할랄 인증의 필요성이 맞물리며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라며 "우리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모든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지에 만연한 '불법 톡신', 1위 도약의 '암초'

다만 시장 1위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장벽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지에 만연한 '불법 의약품' 유통은 대웅제약이 넘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이에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와 공동으로 '정품 인증 캠페인(Authenticity Certification Campaign)'을 전개하며 불법 보툴리눔 톡신 유통 근절에 나섰다. 백 본부장은 "이번 캠페인은 환자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의료진의 신뢰 구축 필요성에서 시작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불법 제품에 대한 단속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채널이나 학술 포럼 등지에서 여전히 비공식적 유통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규제 당국 및 의료계와의 공조를 한층 강화해 의약품 공급망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불법 유통 차단 노력과 더불어, 대웅제약은 자사 제품의 품질 유지를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콜드체인(냉장 유통) 물류 시스템'을 내세웠다. 의약품의 안정성이 제품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되는 전 과정에 걸쳐 섭씨 2~8도의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고도화된 물류 기술을 적용 중이다.
모든 운송 컨테이너에는 실시간 GPS가 장착되어 온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만일의 온도 이상 발생 시 신속하게 재배송하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백 본부장은 "인도네시아 파트너들에게 전달되는 모든 제품이 최상의 품질과 안정성을 보장받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 유통되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불법 유통 엄단"…최대 12년 징역형 '경고'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도 불법 의약품 유통 근절에 강력한 규제 의지를 보였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타루나 이크라르(Taruna Ikrar) BPOM 처장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의약품의 안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크라르 처장은 허가 없이 의약품을 유통하는 행위는 2023년에 개정된 보건법 제17호에 위배되는 중대 범죄임을 명확히 했다.

해당 법규에 따르면, 불법 유통업자는 최대 12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50억 루피아(약 4억 4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크라르 처장은 "불법적 관행은 법률 위반일 뿐만 아니라 의료 산업 전체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대웅제약과 같은 책임 있는 업계 참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보다 윤리적이고 안전한 의료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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