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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12월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흔들'... 파월, ‘매파적 인하’ 절충안 압박받을 가능성

경제지표 ‘블랙홀’ 속 매파·비둘기파 정면충돌...금리 인하 확률 단숨에 반토막 속 증시 급락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월29일 워싱턴 연방준비제도 건물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월29일 워싱턴 연방준비제도 건물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13일(현지시각) 미국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했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은 아니다”라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연준 위원들도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시장도 기대치를 재조정하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지난주에만 해도 12월 기준금리 0.25%포인트(25bp) 인하 가능성을 70% 수준으로 반영했지만, 이날은 51.6%로 인하 확률이 떨어졌다. 반면 동결 가능성은 지난주 30.4%에서 이날 48.4% 수준으로 상승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책임자인 크리슈나 구하는 메모에서 “이런 전개는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확신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내년 1월로 미루는 것이 더 나은 선택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불과 한 달 전에만 해도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95% 수준으로 반영했다.

기류 변화


CNBC는 시장의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의 가장 큰 이유로 그동안 미국 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경제 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연준 위원은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이 다소 완화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를 상당히 웃도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전날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특히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 보고서 등 10월 지표 일부가 영영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태도로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콜린스 총재는 신중한 화법으로 정책 의견을 제시해 왔지만, 이날 연설에서는 지금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연준의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전망을 고려할 때, 이런 높은 불확실성 환경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리스크 간 균형을 위해 한동안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단기간에 추가 완화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면, 특히 관세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물가를 다시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연준의 매파 진영에 콜린스 총재를 비롯해 10월 금리 인하 결정에서 반대표를 던진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를 꼽았다. 매체는 또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및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 매파에 포함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금리 인하 폭을 더 키워야 한다는 ‘비둘기파’ 진영에는 앞서 두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 이사가 있다.

파월의 딜레마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약해지면서, 이날 미국 증시는 하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FOMC 내부에서 보기 드문 정도의 의견 불일치가 표면화하며 제롬 파월 의장의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 의장은 이처럼 불안정한 시기에 다수의 매파 위원이 집단으로 반대 의견을 표출해 위원회가 심각하게 분열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때문에 파월 의장과 필립 제퍼슨 FOMC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매파의 논리를 존중하며 12월 인하 확률을 ‘50대 50’으로 시장이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선택할 수 있는 중간지대로 ‘매파적 인하(hawkish cut)’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12월에 한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하되, 파월 의장이 이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춰 시장에 더 이상 정책 완화 기대를 주지 않는 방식이다.

FOMC는 내년 1월부터 투표권을 갖는 지역 연은 총재들이 일부 교체되며 구성원도 바뀐다. 콜린스와 슈미드 총재와 같은 매파 인사는 투표권을 잃게 되는 반면, 해맥과 로건 총재는 투표권을 갖게 된다. 여기에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만료된다.

맥쿼리 그룹의 글로벌 FX·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만은 보고서에서 “이 모든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이 결국 절충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준이 12월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를 하더라도 이후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를 강하게 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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