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면 문화권' 강세 속 베트남, 쌀국수 면 등 '현지화'로 한국 제쳐…중국 전체 소비량 압도적 1위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은 평균 79봉지로 2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아시아 ‘면 문화권’ 국가들의 즉석 라면 소비 강세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수치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새우와 신맛을 강조한 '똠쭈아까이' 같은 현지형 제품과 쌀국수 면을 활용한 라면이 확산하며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 사람 앞에 소비량 베트남 1위…전통 '면 문화' 국가들 초강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세계라면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WINA)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2024년 기준 베트남 국민은 한 사람 앞에 평균 81봉지의 즉석 라면을 소비해 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오랜 기간 선두를 지켜오던 한국을 넘어섰다. 한국은 지난해 한 사람 앞에 평균 79봉지를 먹으며 아쉽게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20년까지 1인당 라면 소비량 세계 1위였으나, 2021년부터 베트남이 선두를 차지했으며, 두 나라 사이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세다.
베트남과 한국에 이어 태국이 57봉지로 3위를 기록했고, 네팔(54봉지), 인도네시아(52봉지), 일본 및 말레이시아(각각 47봉지)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수치는 즉석 라면 소비가 예로부터 국수를 즐겨 먹는 식문화를 가진 아시아 국가에서 특히 강세를 보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전체 소비 규모는 중국이 압도적…베트남 4위 기록
한편, 1인당 소비량이 아닌 국가 전체 소비량 측면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규모로 1위를 지켰다. 중국은 지난해 438억 봉지를 소비하며 그 해 전 세계 수요의 35.6%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가 145억 봉지로 2위, 인도가 87억 봉지로 3위를 차지했고, 베트남은 81억 봉지를 소비해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해 라면 소비량이 41억 봉지(세계 8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인구가 많은 나라와는 전체 규모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지 맞춤형 전략이 통했다…쌀국수 면·새콤한 맛 인기
베트남에서 라면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베트남 특유의 식문화에 맞춘 라면 제품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시장 안팎에서 우세하다. 베트남에서 라면은 간편하고 저렴하게 아침, 점심 또는 저녁 식사로 자주 선택되는 필수품이다.
특히 베트남 시장에서는 새우와 신맛이 섞인 베트남 특유의 풍미를 담은 '똠쭈아까이(Tom Chua Cay)' 맛이 가장 큰 인기를 끈다. 세계라면협회는 베트남 사람들이 탄력이 있는 국수를 선호하며, 익힌 라면에 양파, 레몬, 고추 등을 추가해 먹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라면을 즐긴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쌀국수의 본고장답게 밀가루 면 외에 쌀국수 면을 활용한 라면 제품도 대거 확산하며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 라면 시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평균 약 12.1%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2023년 시장 규모는 16억 7900만 달러(약 2조 4400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움직임은 베트남의 ‘면 문화’와 결합한 라면이 간편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현지 라면 시장은 일본계 기업 에이스쿡(Acecook)과 마산(Masan Consumer) 등 현지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