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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년 내 세계 8번째 핵 잠수함 보유 소식에 동북아 주변 국가들 '긴장·반발'

日 "우리도 핵잠 보유" 논쟁 확산…中 한화오션 제재·北 위협 속 동북아 군비경쟁 우려
KSS-III Batch-II급 잠수함 '대한민국 장영실'호가 2025년 10월 22일 한국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진수되는 모습. 사진= 한국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KSS-III Batch-II급 잠수함 '대한민국 장영실'호가 2025년 10월 22일 한국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진수되는 모습. 사진= 한국 해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동북아 지역 안보 지형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건조 거점으로 지목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자국의 핵잠 보유 논의가 재점화됐고 중국·러시아·북한은 강한 반발을 나타내 역내 군비 경쟁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지난 9(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미국의 한국 핵잠 승인 결정이 역내 군사력 균형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한국 핵잠 건조 전격 승인…한화 필리조선소 지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연료 공급을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전격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건조 장소로 한화오션이 지난해 1억 달러(1457억 원)에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명시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8월 이 조선소에 50억 달러(7조 원) 추가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3~4일 서울 방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재확인한다""최선을 다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규백 한국 국방장관은 한국이 10년 이내에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중국, 미국, 프랑스, 영국, 인도,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여덟 번째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일본, 핵잠 보유 논의 재점화…"우리도 검토해야" 목소리


한국의 핵잠 건조 승인은 일본 내 안보 논쟁에 불을 지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6일 뉴스 프로그램에서 "주변 국가에는 모두 핵추진 잠수함이 있다""일본을 둘러싼 환경이 정말 가혹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핵추진 잠수함 선택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첨단 추진 능력을 갖춘 차세대 잠수함" 획득을 포함한 방위 계획을 발표한 데 이은 것이다. 지난 919일 일본 방위성 전문가 패널은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권고한 바 있다. 공식 정부 자문 기관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공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도쿄의 국방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1967년 채택된 일본의 비핵 3원칙(핵무기를 생산·보유·반입하지 않음)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경험으로 인한 핵에 대한 대중의 강한 거부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제재와 역내 긴장 고조…"군비 경쟁 소용돌이 우려"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 앤드류 여 선임연구원은 "북한, 중국, 러시아 3개 파트너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획득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한반도 안보를 강화하는 대신 불안정의 위험과 군비 경쟁의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달 14일 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미국 정부의 중국 해양·물류·조선 부문 조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미국 기업 제재를 대거 해제하면서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노광철 국방상은 지난 8"미국이 이 지역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을 의도적으로 고조하고 있다""적의 위협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건조 중인 '핵추진 전략 유도 미사일 잠수함'을 시찰한 바 있으며, 한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러시아로부터 퇴역 잠수함 핵 모듈 2~3개를 넘겨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킹스칼리지 런던 국방학과 벤스 네메스 박사는 "미국은 핵잠 생산 속도를 높이는 등 추가 조선 역량이 필요하고 한국은 오랫동안 이를 추구해 왔다""윈윈(win-win)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잠수함 협력이 심화됨에 따라 중국-한국 관계가 추가 긴장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헝 이 콴 교수는 "이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은 지역 해저 세력 균형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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