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경영 통제권 강화하며 자율주행·AI 중심의 장기 성장 전략 가속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해당 보상안은 지난 9월 테슬라 이사회가 주주 승인을 위해 상정한 것으로, 이사회는 이번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으나,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와 ISS(기관투자자서비스)는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영자 보상으로 기록된 이번 투표 결과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테슬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발표됐다.
10년간 성과 목표 달성 시 최대 25% 지분 확보
머스크는 이미 세계 최고 부호로, 이번 패키지는 향후 10년간 특정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지급되는 12단계의 주식 보상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테슬라 내 의결권을 대폭 강화하게 되며, 이는 그가 2024년 초부터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보상안이 모두 실행될 경우, 머스크는 현재 약 13% 수준인 테슬라 보유 지분에 4억 2300만 주 이상이 추가로 더해져 회사 지분이 약 25%까지 늘어나게 된다.
또한 이번 보상안 통과로 머스크는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부호로 등극할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보상안 기준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서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대폭 확대하고 부진한 차량 사업을 회복하는 등 높은 기준을 달성해야 한다.
우선 머스크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에 도달하면 첫 번째 단계의 주식을 받게 된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조5400억 달러 수준이다. 이후 회사 가치가 5000억 달러씩 증가할 때마다 아홉 번에 걸쳐 추가 보상이 지급되고, 마지막 두 단계는 1조 달러 단위로 증가해야 달성된다. 즉, 최종적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이 8조5000억 달러에 도달해야 머스크는 전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보상안에는 재무 지표뿐 아니라 사업 운영과 관련한 실적 목표도 포함됐다. 즉 연간 차량 인도량 2000만 대, 완전자율주행(FSD) 구독자 1000만 명,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납품 및 상용화된 로보택시 100만 대 운행 등이다.
테슬라는 올해 현재까지 8백만 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한 상태다.
FSD 목표와 관련해 테슬라는 현재 ‘FSD 슈퍼바이즈드’라는 이름으로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운전자 개입 없이 작동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상안에는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최소 500억 달러에서 최대 4000억 달러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목표도 포함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일부 달성만으로 500억 달러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알려졌다. 또한 자연재해, 전쟁, 팬데믹, 법률 및 규제 변화 등과 같은 ‘특정 사유’ 발생 시 일부 조건이 면제돼 보상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번 보상안은 테슬라의 향후 경영 방향을 좌우할 핵심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이 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CEO직에서 물러나거나 다른 기업들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 승인으로 머스크는 테슬라의 수장을 유지하면서 자율주행차와 AI를 축으로 한 야심에 찬 성장 전략을 계속 추진할 전망이다.
올해 테슬라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4% 상승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상승률인 16%에 살짝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3.46% 하락한 뒤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 미만으로 상승했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외에도 AI 기업 xAI,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 및 터널 굴착 업체 더보링컴퍼니(The Boring Company) 등을 이끌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