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상위 부호 10명이 1년 만에 6980억 달러(약 1007조5120억 원)의 자산을 추가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춘이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상위 10명의 미국 부호는 1인당 평균 698억 달러(약 100조7512억 원)씩 순자산이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IT와 인공지능(AI) 붐의 대표 수혜자들로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 마이클 델 델컴퓨터 창업자 등이 포함됐다.
옥스팜 보고서는 세계 최초의 ‘트릴리어네어(자산 1조 달러 보유자)’가 일론 머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조 달러는 원화로 약 1444조 원이다. 이에 비해 평균적인 미국 가정의 연간 소득은 8만3730달러(약 1억2097만 원)에 그쳤다.
◇ 상위 0.1%는 자산 12.6%…미국 가구 40%는 저소득층
옥스팜은 미국 전체 가구의 40% 이상, 어린이의 절반 가까이가 저소득층 또는 빈곤층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상위 1% 가구는 평균 가정보다 101배 많은 자산을 축적했고 최상위 0.1%는 미국 전체 자산의 12.6%, 주식시장의 24%를 소유했다. 반면 하위 50%는 전체 자산의 1.1%에 불과하다.
성별·인종 간 자산 격차도 컸다. 남성 중심 가구는 여성 중심 가구보다 약 4배 빠르게 자산을 불렸고 백인 가구는 흑인 가구보다 7.2배, 히스패닉 및 라틴계 가구보다 6.7배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했다.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흑인·히스패닉계·라틴계 가구는 전체 자산의 5.8%만 보유 중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자산 불평등이 향후 더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법 ‘빅 뷰티풀 빌’과 일자리 부족, 경기 침체 조짐을 지목했다.
◇ “초부유층은 절세, 저소득층은 세금 부담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상위 0.1% 초부유층의 세금을 줄이는 감세안을 통과시켰다. 옥스팜은 2027년이면 초부유층이 연간 31만1000달러(약 4억4916만 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되고 연소득 1만5000달러(약 2166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오히려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10개 경제권 가운데 미국은 조세·이전소득을 통한 불평등 완화 효과가 사실상 매우 낮았고 상대적 빈곤율은 2위로 높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소득층 가계는 간신히 버티는 상황”이라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해고는 늘고, 이미 22개 주의 경제가 수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가 본격화하면 중하위 소득층은 버틸 여력이 없고 부채만 남는다”고 우려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