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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SK, 베트남 중부에 40억 달러 LNG '승부수'…투자 전략 '대수술'

응에안·타인호아성에 1500MW급 2기…총 40억 달러 규모 제안
빈그룹·마산 지분 정리 '가속'…에너지·첨단기술 직접투자로 선회
베트남 낀럽 LNG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위치. 사진=응에안성 인민의회 대표단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낀럽 LNG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위치. 사진=응에안성 인민의회 대표단

한국 2위 대기업 SK그룹이 베트남 투자 전략의 '판'을 바꾸고 있다. 빈그룹, 마산그룹 등 기존 지분 투자를 연이어 정리한 SK가, 베트남 중부 지방에 총 40억 달러(약 5조7000억 원)가 넘는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잇달아 제안하며 직접 투자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베트남 경제신문 냐더우뜨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4년 기준 총 매출 1500억 달러(약 217조 원)를 올리고 베트남에 35억 달러(약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온 SK그룹의 '잠재력'이 베트남 에너지 시장 공략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낀럽·응이선' 40억 달러 LNG 벨트 구축


최근 베트남 응에안성 인민위원회는 SK그룹이 제안한 낀럽 LNG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응에안성 호앙마이 시사에 1500MW 용량의 LNG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투자액은 약 21억5000만 달러(약 3조1000억 원)에 이르며, LNG 가스 발전소 외에 가스 저장 시설, LNG 접안 항구, 방파제와 그 밖의 부대시설을 포함한다.

SK그룹은 이 프로젝트를 인근 타인호아성의 응이선 LNG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와 통합해 시너지를 낼 것을 제안했다. SK측은 통합 개발이 공동의 경제 이익을 창출하고, 지역 연계성을 확보하며, 투자 자본 최소화와 부지 절약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SK그룹은 베트남 법률 제90/2025/QH15호 규정에 따라, '특별한 경우에 적용하는 투자자 선정 방식'을 통해 '응이선-낀럽' 통합 프로젝트의 투자자로 SK를 지정해 줄 것을 베트남 당국에 공식 요청했다.

이와 별도로 SK그룹의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타인호아성에 응이선 LNG 프로젝트 투자를 제안했다. 이 발전소 역시 1500MW 용량으로, 총 투자액은 51조5000억 동(약 20억 달러 이상) 규모다.
SK측은 응이선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전체 수명 주기 동안 베트남 국가 예산에 약 80조 동(약 4조4000억 원)을 기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프로젝트는 2027년 1월 착공, 2030년 4분기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특히 SK는 이 프로젝트와 연계해 AI 데이터 센터, 수소 에너지, 분산 에너지자원(DER) 시스템 등의 개발도 함께 추진 중이다.

SK그룹의 이러한 움직임은 베트남 남부 중부지방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베트남-한국 경제 포럼'에서 카인호아성 인민위원회와 SK이노베이션은 '특화 에너지 산업 단지' 개발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LNG 발전소 건설 투자, 분산 에너지 시스템 개발, LNG 관련 물류 인프라 구축이 포함된다. 또한 닌투언성(Ninh Thuận)에서는 1500MW 용량의 LNG 발전소와 24만 입방미터(m³) 규모의 LNG 터미널 건설 계획도 포함됐다.

SK그룹은 이 프로젝트들과 그 밖의 투자가 성공하면, 2050년까지 카인호아성을 포함한 남부 중부지방에 약 450억 달러(약 65조 원) 규모의 잠재적인 사회·경제 파급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분 정리' 가속…'직접 투자'로 유턴


SK그룹은 전신인 선경그룹 시절부터 에너지·화학 분야에서 성장했으며, 현재 한국 2위, 세계 100대 그룹에 속한다. 그룹의 핵심 역량은 친환경 에너지, 반도체·첨단 소재, 정보 기술(정보통신), 생명 공학(바이오 기술) 등 4대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는 그간 베트남 시장에서 주로 빈그룹(Vingroup), 마산(Masan), 이멕스팜(Imexpharm) 등 현지 대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간접 투자 방식(지분 투자)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SK는 이러한 간접 투자 자본을 차례로 회수하고 있다. 현재 총 투자 가치는 약 6억5000만 달러(약 94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대표적인 예로 2019년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투자해 전략 파트너였던 빈그룹의 지분을 2025년 8월 전량 매각했다. 2025년 중반에는 이멕스팜 제약(IMP) 지분 47.69%를 중국 리브존 제약 그룹의 자회사인 리안 SGP 홀딩에 매각했다.

마산 그룹 투자금 회수도 이어졌다. SK는 2018년 약 11조 동(약 6000억 원)을 투자해 마산 지분 9.5%를 확보했으나, 2025년 10월 자회사 SK 인베스트 비나 II를 통해 4260만 주(약 1억2700만 달러)를 매각했다. 이 거래로 SK는 마산 그룹 주식 1000주만 상징적으로 보유하게 됐으며 소유 지분이 상당히 줄었다.

시장에선 SK가 베트남 유통·소비재 분야의 지분 투자를 마무리하고, 그룹의 핵심 역량인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대규모 직접 투자로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베트남에서의 투자를 친환경과 첨단 기술 분야로 확대하고, LNG와 수소 에너지 개발, AI 데이터 센터 구축 등을 통해 중부와 남부 지역의 경제 발전과 에너지 산업 현대화를 견인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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