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nm 공정 기반 '로직-이플래시' 기술…'제로 대기 전력' AI MCU 구현
韓 자회사 '세미브레인' 협력 교두보…초저전력 엣지 AI 시장 정조준
韓 자회사 '세미브레인' 협력 교두보…초저전력 엣지 AI 시장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아나플래시는 삼성 파운드리의 28나노(nm) 공정을 활용, 독자적인 '로직-이플래시(Logic-EFLASH)' 기술을 적용한 A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개발했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AI MCU의 핵심은 표준 로직 소자(Standard Logic)만으로 제조 가능하면서도 '제로 대기 전력(Zero-standby-power)'을 구현하는 가중치 메모리(weight memory)를 집적한 데 있다.
이 성과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스마트 센서, 사물인터넷(IoT), 초저전력 에지 디바이스 등에 최적화된, 비용 효율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AI 반도체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기술 '로직-이플래시', 추가 공정 없이 비용·효율 잡아
아나플래시의 핵심 기술인 '로직-이플래시'는 표준 CMOS 공정에 별도의 추가 장비나 공정 비용 없이 즉시 도입할 수 있는 완전한 임베디드 플래시 방식의 비휘발성 메모리(NVM)다.
기존의 비휘발성 메모리(OTP/MTP/eFlash)가 제조를 위해 별도의 공정 단계나 추가적인 장치를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로직-이플래시 기술은 '추가 공정 단계가 필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기능 면에서는 전력 공급이 끊기더라도 데이터를 보존(Zero Power Retention)하며, 4비트/셀(4-bits/cell) 구조를 통해 학습된 AI 모델 정보를 효율적으로 탑재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기존 65nm, 180nm 공정에서 실리콘 검증을 마쳤으며, 이번에 삼성 파운드리와 28nm 공정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28nm AI MCU는 32비트 RISC-V CPU 코어, SRAM, DMA 컨트롤러, GPIO/SPI/UART 등 기본 인터페이스와 함께 설정 및 코드 저장을 위한 128Kb 이플래시, 그리고 AI 가중치 저장을 위한 4Mb 4비트/셀 이플래시를 갖췄다.
특히 AI 연산 방식은 '니어 메모리 컴퓨팅(Near-Memory Computing)' 구조를 채택했다. 이플래시에 저장된 AI 모델의 가중치를 연산부(PE, Processing Element)와 고대역폭으로 직접 연결, 다수의 병렬 PE에서 효율적인 AI 연산을 수행한다. 이 구조는 TinyML, 오토인코더, TFlite-micro 모델 등에서 요구하는 MAC/MVM(행렬-벡터 곱셈) 연산 효율을 높이는 데 최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이 자사의 첨단 파운드리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마거릿 한 미국 파운드리 총괄 겸 부사장은 "아나플래시와 같은 스타트업 지원은 혁신 기술로 다재다능한 실리콘 제조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부사장은 "앞으로도 아나플래시와의 협력을 지속해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을 삼성의 첨단 로직 공정에 비용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발전시켜, 지능형 에지 컴퓨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는 이번 스타트업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차세대 로직 플래시 기술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효과도 거뒀다.
양사의 협력은 아나플래시의 100% 한국 자회사인 '세미브레인(SEMIBRAIN)'을 통해 이뤄졌다. 세미브레인은 삼성이 2022년 후원한 '팹리스 챌린지' 공모전의 초대 수상 기업이기도 하다.
이후 세미브레인은 삼성 파운드리를 활용한 로직-이플래시 기술 개발 및 AI MCU 구축을 목표로, 한국 정부 출연 기관으로부터 다수의 연구 보조금을 지원받으며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이 과정은 국내 자회사를 통해 산학연 연계 및 정부 과제 수주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사례로 꼽힌다.
아나플래시의 전영희 한국 연구소장은 "삼성의 지원 덕분에 하이-케이(high-k) 및 메탈 게이트(metal-gate) 기술을 사용한 로직-이플래시 기술을 업계 최초로 검증할 수 있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전 소장은 "이번 성과는 제로 대기 전력 가중치 메모리와 AI 연산을 긴밀하게 결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지를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더 미세한 공정 노드에서도 혁신을 계속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nm 이하 첨단 공정 확장…차세대 엣지 AI 시장 선점 '시동'
아나플래시는 이 긴밀하게 결합된 가중치 메모리를 갖춘 AI MCU 아키텍처를, 11월 2일부터 5일까지 한국 대전에서 열리는 'IEEE 아시아 고체 회로 학회(A-SSCC)'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아나플래시의 AI MCU는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 패키지(SDK)와 함께 주요 파트너 및 고객사들에 샘플로 제공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사의 협력이 기존 임베디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회가 될 것으로 주목한다. 단일 폴리 구조와 표준 로직 공정 호환성을 바탕으로 비용, 공정, 확장성, 에너지 효율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로봇 등 초저전력·초소형·지속성이 필요한 차세대 엣지 AI 및 센서 시장에서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아나플래시는 앞으로 14nm, 7nm, 5nm 등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으로 기술을 확장해 고속 운용, 저전력, 고신뢰성이 필요한 AI 센서, MC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아나플래시는 최근 '레가토 로직(Legato Logic)'을 인수하며 '컴퓨트-인-메모리(Compute-in-Memory)' 및 '시간 기반 MAC(Time-based MAC)' 등 추가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미 항공우주국(NASA),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미 국방부 등의 연구 지원과 카이스트(KAIST)와의 산학 연계를 통해 기술력을 강화하며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