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산업의 부품과 인력난이 장기화되면서 개인 제트기 소유주들이 자가용 항공기 엔진을 빌려주는 이례적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항공기 엔진과 부품 공급망이 막히면서 정비와 수리 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늘어나자 일부 부유층 소유주들이 자신의 제트기에서 엔진만 분리해 임대하고 있다.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화된 개인 항공기를 그대로 보유한 채 엔진만 단기 대여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영국 로펌 애들쇼 고다드의 로라 우베로이 프라이빗 웰스 부문장은 “본래 개인 제트기는 감가상각 자산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개인 제트기를 활용해 가족 단위 자산이 수익을 내는 현상이 처음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형급 제트기 엔진을 이틀 정도 임대할 경우 평균 대여료는 약 5만달러(약 7000만원)에 이르며 엔진 분리 작업은 하루 만에도 가능하다. 우베로이 부문장은 “그동안 개인 제트기는 임대 개념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5~8년 새 상업적 이익이 커지면서 관행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 컨설팅업체 에어로다이내믹어드바이저리의 케빈 마이클스 전무는 “소형 추진엔진 공급난이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정비·수리가 8~10개월씩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며 “교체용 엔진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비즈니스 항공기 운항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세계적인 엔진 제조업체인 프랫앤휘트니, 롤스로이스, 허니웰 등이 모두 공급 압박을 받고 있다. 마이클스 전무는 “예상보다 빠른 운항 회복이 제조업체들을 놀라게 했다”며 “공급망 전체가 이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엄 어센드컨설턴시의 다니엘 홀 수석 분석가는 “상업용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항공도 부품과 시설, 인력 부족이라는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정비·정비공 분야로 진입하지 않아 전문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부품·엔진 공급난과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엔진 임대가 개인 제트기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수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부유층 자산 운용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